[스타일/화장]佛 메이크업아티스트 에를랑씨의 화장법

  • 입력 2002년 12월 26일 17시 12분


프랑스의 화장품 브랜드 ‘부르조아’의 막스 에를랑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방송인 이다 도시에게 그의 얼굴형에 맞는 내년 봄 화장 트렌드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신석교기자
프랑스의 화장품 브랜드 ‘부르조아’의 막스 에를랑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방송인 이다 도시에게 그의 얼굴형에 맞는 내년 봄 화장 트렌드를 시연해 보이고 있다. /신석교기자
내년 봄 화장 트렌드를 소개하기 위해 내한한 프랑스의 화장품 브랜드 ‘부르조아’의 막스 에를랑 수석 메이크업아티스트(41)를 18일 만났다. 프로 마술사 출신으로 요즘도 손의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매일 마술을 연습한다는 그는 “139년 전 ‘부르조아’가 처음 창립했던 때는 이 브랜드가 연극 배우들을 위한 무대 분장용 화장품이었다. 연극과 마술은 모두 ‘쇼 비즈니스’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며 화장도 마술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장 폴 골티에, 존 갈리아노, 스텔라 매카트니 등 일류 디자이너들의 쇼 백스테이지와 각종 메이크업 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그에게 자신의 스타일을 돋보이게 하는 화장법, 최근 프랑스에서 유행 중인 화장법들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성격과 직업에 맞는 색조 선택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퍼스트레이디였던 6년 전. 스페인 마드리드를 방문한 그가 공식 일정을 앞두고 에를랑씨에게 메이크업을 요청했다. “처음엔 몹시 까다로울 줄 알았어요. 하지만 ‘내 얼굴이 어떻게 변할까’ 잔뜩 기대 어린 표정으로 기다리는 모습이 여느 여성과 다를 바 없더군요. 베이지, 브라운을 섞은 따뜻한 톤이 어울렸어요.”

베이지나 브라운은 지적인 면모를 잘 드러내면서도 보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색상이라는 판단을 했다. 갈색 계열의 화장은 혈색이 좋아 보이고 온화한 느낌을 주는 ‘착한 색’이라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 정치인, 교수, 교사, 공무원 등에 좋다.

색조 화장을 할 때 그는 사람의 성격을 가장 먼저 파악한다. “내성적인 사람은 파스텔 톤을 선택해야해요. 흰색이 많이 가미된 ‘크림톤’을 추천하죠. 반대로 발랄하고 외향적인 사람은 파란색처럼 시원하고 밝은 원색이 좋아요.”

두 번째 고려 사항은 직업이다. 커리어우먼이라면 내년 봄 트렌드 색이며 신뢰감을 주는 보라색을 적극적으로 활용해본다. 금융권 종사자는 신뢰감을 주는 밝은 보라색을 쌍꺼풀 주위에, 판매 영업 등 활동적인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은 아이라인 부분에만 짙은 보라색 또는 파란색을 얇게 바른다.

●인상주의 메이크업이 뜬다

인터뷰에 동석한 프랑스 출신의 방송인 이다 도시는 얼굴과 쇄골뼈 주위에 작은 주근깨가 여러 개 있었다. “햇볕을 받으면 진해졌다가 겨울에는 사라지는 자연스러운 점이었어요. 그런데 주위 한국인들이 볼 때마다 ‘왜 안 빼냐’고 걱정하더군요. 결국은 ‘다수의 압력’에 떠밀려 피부과를 찾게 됐죠. 한국 여성들은 티끌 하나라도 없애거나 가리려고 너무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에를랑씨는 “한국 여성들의 화장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결점을 감추기 위해 자신의 피부색보다 밝은 파운데이션을 여러 번 덧바름으로써 평면적인 느낌을 준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파운데이션은 자신의 피부 색깔과 같은 색을 쓰되 밝은 색 파우더를 고르면 얼굴이 한결 화사하고 맑아보인다”고 조언했다. 이때 빛 반사효과가 있는 펄 파우더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결점을 가리는 것 보다 펄 파우더가 가진 ‘빛의 교란’ 능력을 활용해 결점이 잘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더 세련된 화장법.

부르조아는 내년 봄 눈 화장 트렌드로 금색 펄이 들어있는 분홍색, 파란색, 보라색 아이섀도를 수평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교차시켜 빛의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는 ‘인상주의적 메이크업’을 제시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피부 표면에 얇은 시폰천을 들이댄 것처럼 신비스럽고 도자기처럼 매끈해 보이는 ‘베일(veil) 화장법’과 펄이 유행이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성형 효과 메이크업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그림 1.2.4.3

에를랑씨가 착시현상을 이용해 작은 눈, 튀어나온 광대뼈 등을 보완하는 이른바 ‘성형 메이크업법’을 제안했다.

●눈 확대

쌍꺼풀이 없고 좁고 길게 찢어진 눈에는 아이라이너가 필수적이다. 눈동자가 있는 눈의 가운데 부분은 특히 두껍게 칠한다. <그림 ①> 눈과 코의 경계를 이루는 눈꺼풀 안쪽, 누운 알파벳 모양의 ‘V’ 존에 흰색 아이섀도나 펜슬을 빳빳한 붓에 묻혀 펴발라준다. <그림 ②> 눈의 흰자부분이 커진 듯하고 눈매가 생기있어 보인다.

●입술 확대

갈매기 날개처럼 생긴 윗입술의 입술산보다 조금 크게 흰색 펜슬로 라인을 그린다. 립스틱 브러시에 묻혀 사용하면 더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흰색 라인을 포함한 입술 전체에 자연스럽게 브러시로 립스틱을 바른다. 입술에서 가장 통통한 부분인 아랫 입술 중간에만 립스틱 보다 밝은색 립글로스를 바른다. <그림②>

●얼굴 축소

크고 광대뼈가 튀어나온 얼굴에 입체감을 주려면 자신의 살색보다 한 단계 어두운 파운데이션이 필요하다. 광대뼈 뒤쪽과 턱 밑 등 가리고 싶은 부분에 바른 뒤 살색에 맞는 파운데이션을 전체적으로 바른다. 이마 끝에서 턱 아래까지 수직으로 흰색 펄 파우더나 아이섀도를 바른다. 코끝에 바르면 코끝이 살짝 올라간 듯한 모양이 연출된다. <그림③>

●인상주의적 메이크업

얼굴 전체에 펄 파우더를 바른 뒤 눈두덩 전체에 옅은 핑크색 또는 베이지색 아이섀도를 바른다. 눈꺼풀 안쪽에 파란색 아이셰도를 펴발라준다. 눈썹 뼈까지 살짝 올려 칠한다는 기분으로 눈꼬리부분에 보라색 셰도를 바른다. 입술에는 펄이 들어간 연보라색 립글로스를 전체적으로 바른 뒤 아랫입술 중간에 밝은 핑크색 립글로스를 발라 포인트를 준다. <그림④·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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