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올 방송 연예계 유행어 “부~자 되세요” 등

  • 입력 2002년 12월 10일 19시 16분


올해에도 방송 연예계에서 세태 풍자가 담긴 여러 유행어가 나왔다. 올해의 유행어를 되짚는다.

▽“부∼자되세요”〓지난해 연말 신용카드 광고에서 탤런트 김정은이 “여러분, 부∼자 되세요. 꼭이요∼”라고 하자마자 해를 넘겨 올해 초 최고의 유행어가 됐다. 이 말은 올해 가장 인기있는 신년 인사였다. 이 말은 돈에 대해 위선의 껍질을 벗고 솔직해지자는 세태를 반영하는 한편, 황금만능의 가치관을 부추기는 듯해 씁쓸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 광고와 모델 김정은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5월 13∼59세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인기있는 광고와 CF모델로 뽑히기도 했다.

▽“꿈★은 이루어진다”〓2002 월드컵 한국과 독일 대표팀의 준결승전이 벌어졌던 6월 25일, 대구 월드컵경기장에서 붉은 악마들이 ‘꿈★은 이루어진다’라고 쓴 카드섹션을 내놓았다. 그 뒤 이 말은 ‘꿈’꾸는 자의 열정을 찬미하는 말로 회자됐으며 언론의 여러 칼럼에서도 인용됐다. 이 말은 SBS ‘스타도네이션 꿈을 이루어진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박수홍의 꿈은 이루어진다’ 등 방송 프로그램의 타이틀로 사용되고 있다. 월드컵은 이밖에도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히딩크 감독을 모델로 기용한 CF광고) 등의 유행어를 낳았다.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 8월 27일 폐암으로 사망한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남긴 말. 이씨는 4월부터 방영된 금연 공익 광고에 출연해 이 말로 흡연의 해독을 경고했다. 이에 금연 운동이 확산돼 성인남성 흡연자 중 253만명(한국갤럽 조사)이 동참했다.

▽“어이, 조지 부시? 자네가 팔겠다는 F15 자전거 말이시…”〓인터넷방송 ‘레츠뮤직’의 ‘배칠수의 음악텐트’에서 진행자 배칠수(본명 이형민)가 성대 모사를 통해 선보인 정치 풍자 개그. 3월 ‘엽기 김대중’이라는 이름의 MP3 파일로 인터넷에 돌기 시작해 900여만명이 들은 것으로 추산된다. 내용은 미국의 압력 논란에 휩싸였던 F-15 전투기 도입 건을 두고 김대통령이 미국의 부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따지는 것. 도중에 투박한 욕설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대해 네티즌들이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도 최근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 사건으로 인한 ‘반미감정’을 예고하는 듯했다.

▽“니들이 게맛을 알아?”〓소설 ‘노인과 바다’를 패러디해 만든 한 TV CF에서 탤런트 신구의 일갈. 이 말은 이후 ‘니들이 ∼을 알아’ 등 다양하게 복제됐다. 이 말은 젊은이들로부터 한물갔다고 취급받는 기성 세대들이 자기 권위를 되찾고 싶어하는 바람이 깃들어 있다는 평을 들었다.

▽“종로는 ‘긴또깡’이 접수한다”〓올해 하반기 가장 눈길을 끈 드라마 SBS ‘야인시대’에서 나온 말. 이 드라마의 인기는 김두한과 하야시 패거리와의 싸움을 방영한 9일, 시청률이 51.8%(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할 정도다. 주연 김두한의 일본식 명칭 ‘긴또깡’이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행어가 됐고 ‘XX 지역은 내가 접수한다’ 등 조폭 용어가 유행했다. 그러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폭력과 조폭 용어는 논란을 빚었다.

▽“내 알 낳아도!(내 아이를 낳아줘)”〓KBS2 ‘개그콘서트’의 ‘생활 사투리’ 코너에서 나온 개그로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경상도 사투리 버전으로 옮긴 것이다. SBS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에서도 장나라가 선보인 충청도 사투리가 인기를 끌어 ‘서울 공화국’에 주눅든 지방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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