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조계종 정대총무원장 전격사임

  • 입력 2002년 12월 9일 17시 35분


불교 조계종 정대(正大·사진) 총무원장이 9일 사임 의사를 공식 발표하고 동국학원 이사장직으로 옮아가겠다고 말해 조계종이 연말연초에 차기 총무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 체제로 들어가게 됐다.

정대 스님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임기가 11개월이나 남아 있긴 하지만 취임 초 약속했던 종단안정도 어느 정도 이뤘고 종단의 오랜 숙원이었던 중앙 승가대 김포 이전 및 역사문화 기념관 등 굵직한 불사(佛事)도 마무리지은 시점에서 동국학원 쪽에서 보낸 이사장직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수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달 말 동국학원 이사회를 통해 이사장으로 공식 추대되면 총무원장직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이내에 후임 총무원장을 선출한다는 종헌 규정에 따라 새 총무원장은 내년 2월초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대 스님의 사임은 동국학원 쪽의 강력한 요청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국학원은 산하에 10여개 초중고교에, 대학 캠퍼스만도 서울 경주 로스앤젤레스 등 3곳, 양한방 병원이 6개로 연간 3000억원대 예산을 가진 대규모 학원이다. 하지만 1991년부터 동국학원 이사장을 3번이나 연임한 녹원(綠園) 동국학원 이사장이 지난해 동국대 경리 직원의 거액 횡령 사건을 겪고, 10월말 일산 불교 종합병원을 준공하고도 재정난 때문에 개원하고 있지 못하고 있어 종단 안팎에서 ‘쇄신’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후임 총무원장으로는 종하(鍾夏·64) 서울 관음사 주지, 법장(法長·61) 수덕사 주지 등이 유력한 후보. 종하 스님은 1959년 해인사에서 출가했으며 조계종 총무부장 부원장, 중앙종회 의장, 불교방송 이사장 등을 맡았다. 법장 스님은 1960년 수덕사에서 출가해 조계종 사회부장 재무부장, 본사주지 연합회 의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번 총무원장 선거 때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 밖에 법등(法燈·전 종회의장) 지선(知詵·전 백양사 주지) 종상(宗常·불국사 주지) 등도 거론되고 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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