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왼손이 하는 일 오른 손이 안다

  • 입력 2002년 12월 8일 17시 39분


오른손잡이에게 왼손, 왼손잡이에게 오른손은 별로 필요가 없는 신체 부위일까, 단지 균형미를 위해서 있는 것일까? 미국의 과학잡지 ‘디스커버’ 최신호는 “결코 그렇지 않다”며 증거를 제시했다.

◇ 실험1

필기도구로 지금 생각나는 무엇이든 적어보라. 그러면서 필기를 하지 않는 손을 관찰해보라. 무엇인가 하고 있을 것이다. 그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계속 글을 써보면 당장 불편함을 느낄 것이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손이 오른손이 필기하는 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도울 때 왼손을 강제로 고정시켰을 때보다 20% 정도 더 빨리 쓸 수 있다. 운전할 때 한 손보다는 두 손을 써야 하는 것도 원리가 같다.

◇ 실험2

골판지에 바늘을 꽂고 안쓰는 손을 등 뒤에 둔 뒤 바늘에 실을 꿰어보라. 그리고 나서 안쓰는 손으로 바늘을 쥐고 다른 손으로 꿰어보라. 실제로 ‘당신의 왼손은 오른손이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다’.

오른손이 실을 바늘로 가져갈 때 왼손은 알게 모르게 거기에 맞추는 경향이 있다. 이는 오른손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좌뇌와 왼손의 움직임을 맡는 우뇌의 풍부한 의사소통 때문에 가능하다.

◇ 실험 3

친구에게 왼손 바닥을 펼치게 하고 손바닥 위에 유리잔을 놓도록 부탁해라.

그리고 나서 오른손으로 잔을 치우도록 하면 왼손은 아주 조금 움직일 것이다. 그리고 친구의 손바닥에 다시 잔을 놓고 당신이 치워라.

친구의 손은 위로 쑥 올라갈 것이다. 두 손이 협조하지 않을 때에는 중력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심리학자들은 두 손이 어떻게 협조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현재 한 손만 사용하는 마우스보다 더 유용한 컴퓨터 인터페이스의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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