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미추-MBC '심청전' 맞대결

  • 입력 2002년 10월 30일 18시 01분


극단 미추의 ‘심청전’/사진제공 극단 미추.(왼쪽} MBC의 ‘심봉사, 심봤다’/사진제공 MBC
극단 미추의 ‘심청전’/사진제공 극단 미추.(왼쪽} MBC의 ‘심봉사, 심봤다’/사진제공 MBC
극단 미추 대 MBC의 정면 대결에서 과연 누가 이길까.

지난해 ‘마당놀이’라는 명칭의 사용권을 둘러싸고 법정 다툼까지 벌였던 극단 미추와 MBC가 이번에는 똑같은 작품을 가지고 같은 시기에 나란히 장충동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극단 ‘미추’(02-747-5161)는 다음달 9일부터 12월 8일까지 마당놀이 ‘심청전’을 장충동 국립극장안에 새로 마련한 전용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마당놀이의 간판 스타인 윤문식, 김종엽, 김성녀 등이 출연진.

MBC(02-368-1515) 역시 ‘심청전’을 각색한 마당놀이 ‘심봉사, 심봤다’를 다음달 8일부터 12월 1일까지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공연한다. MBC의 ‘심봉사, 심봤다’는 심청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창작극을 내세우고 있다. 최종원, 이덕화, 서승만 등 대중 스타가 출연한다.

미추와 MBC는 1981년부터 거의 20년간 동고동락하다 지난해 법정다툼으로 완전히 남남이 된 만큼 양측은 이번 정면 대결에 남다른 의미를 두고 있다. 당연히 작품선정, 시기, 장소를 둘러싼 신경전도 만만찮다.

MBC 사업국측은 “지난해 이미 ‘심청전’을 올해 작품으로 결정해 이미 5월부터 대본 작업을 했다”며 “‘미추’가 하필 비슷한 시기에 같은 장소에서 우리와 똑같은 ‘심청전’을 들고 나올 줄은 몰랐다”며 불쾌하다는 표정.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추측은 “‘심청전’의 경우 앞 못보는 심봉사가 처한 상황에 현실 풍자를 녹여넣을 수 있어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좋은 소재라고 생각해 결정했다”며 “소리가 울리는 장충체육관과 달리 관객들이 마당놀은 전용극장에서 마당놀이의 진짜 맛을 즐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홍보전도 치열하다. 장충동 일대 육교들은 MBC의 ‘심봉사, 심봤다’의 대형 간판이 선점한 상태. 이에 질세라 미추는 장충동 입구에 대형 광고탑을 설립 중이다.지난해 MBC와 극단 미추는 20년에 걸친 인연을 정리한 뒤 각자 독자적인 마당놀이를 기획했다. 그러나 MBC는 미추를 상대로 “‘마당놀이’라는 표현을 써서는 안된다”며 상표 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마당놀이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보통 명사화 됐다”고 미추쪽 손을 들어줬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