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대피소 예약자 절반이 감감 무소식

  • 입력 2002년 9월 6일 17시 52분


“산을 좋아한다는 사람들마저 이렇게 약속을 안지킬 줄 몰랐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관리사무소 직원 박옥자(朴玉子·39)씨는 지리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대피소 이용을 예약했다가 아무런 연락없이 오지 않는 사례가 빈발하자 ‘약속 의식의 부재’를 꼬집었다.

지리산 등 국립공원 일대 대피소에 대한 사전 예약제가 시행된 것은 98년 10월.

그 해 5743명이 로터리와 장터목 세석 벽소령 등 경남지역 4개 대피소(산장)를 이용하겠다고 예약 했으나 실제로는 57%인 3292명이 다녀갔다.

99년에는 4만6602명 예약에 2만4866명, 2000년에는 5만1302명중 2만9957명, 지난해에는 6만4265명중 3만4260명이 각각 이용했을 뿐이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예약을 이행하지 않은 셈이다.

예약을 지키지 못할 경우 일주일 전까지 통보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으나 2, 3일전에야 전화로 알려오거나 아예 연락조차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7월부터 전화 대신 인터넷(www.npa.or.kr)으로 사전예약을 받으면서 특단의 조치를 마련했다. 3번이상 예약을 지키지 않은 사람은 1년동안 대피소 이용자격을 박탈하는 이른바 ‘삼진 아웃제’를 도입한 것.

지리산관리사무소 이해복(李海福)소장은 “사전예약을 했다가 연락없이 오지 않으면 다른 탐방객들이 산을 찾지 못할 수 있다”며 “담요 등 예약자의 숙식에 필요한 준비물을 갖추는데도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산청〓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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