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사랑 지키려 강도가 된 사내 다룬 '절대신호'

  • 입력 2002년 8월 27일 17시 54분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강도사건을 소재로 젊은이의 사랑과 실업문제 등을 다룬 연극 ‘절대신호’.사진제공 극단 반도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강도사건을 소재로 젊은이의 사랑과 실업문제 등을 다룬 연극 ‘절대신호’.사진제공 극단 반도

소설 ‘영산’으로 2000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중국계 프랑스 작가 까오싱지엔(高行健). 그의 12번째 희곡인 ‘절대신호’가 30일∼9월22일 서울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국내 초연된다.

이 작품은 1982년 중국에서 100회 넘는 공연을 기록하면서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고 소극장 운동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지가 “중국 전위연극의 탄생”이라고 극찬했을 정도.

연극은 결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화물열차 탈취 음모를 꾸미는 허이즈(최재원)가 열차 안에서 친구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그 속에서 총을 든 강도를 알아챈 열차 차장들과의 대결이 벌어진다. 종착역을 향해 끊임없이 질주하는 화물 열차, 범인과 승무원의 숨바꼭질 그리고 지독한 사랑이 현실과 내면의 극심한 혼란으로 표출된다.

연출자인 주요철씨는 “강도사건 속에서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실업문제 등을 통해 이 사회의 부조리함을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까오싱지엔은 베이징(北京) 예술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한 뒤 중-불 문화교류의 선봉에 섰고, 베이징 인민 예술극단에서 수십편의 희곡을 썼다. 하지만 1983년 공산당으로부터 ‘인민의 영혼을 오염시킨다’는 공격을 받으며 1987년 중국을 떠났고 이듬해 프랑스에서 정치적 난민 신분을 인정받아 정착했다. 대표작으로 희곡 ‘절대신호’를 비롯 소설 ‘주말사중주’ ‘버스정류장’ ‘또 다른 해변’ 등이 있다.

이 작품을 선보이는 극단 반도는 1988년 창단해 ‘레닌그라드에 피다’ ‘일가일구’ ‘햄릿 머신’ 등 ‘젊은 연극’을 추구한 단체.

1994년 ‘영원한 제국’을 끝으로 작품을 올리지 못하다가 이번 작품으로 8년만에 활동을 재개한다. 평일 오후 7시반, 토 오후 4시반 7시반, 공휴일 오후 3시 6시(월 쉼). 8000∼2만원. 02-766-2124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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