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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23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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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바로 옆을 지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왕복 8차선의 넓은 길인데다 아파트 5층 높이의 고가(高架) 구간이어서 차량들의 소음으로 창문을 열어놓을 수없을 정도라고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입주 초기부터 줄곧 부천시와 한국도로공사, 대한주택공사 등에 잇따라 민원을 제기해 오고 있다. 택지개발당시부터 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에 따른 차량 소음 문제가 충분히 예견됐기 때문에 이들 기관은 당연히 이에대한 대책도 마련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어느정도인가?〓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부천 구간(송내IC∼서운IC)의 총 길이는 5.6㎞. 이 가운데 상동지구를 지나는 구간은 3㎞가 조금 넘는다.
소음에 따른 불편은 1만5000여 가구의 상동지구 전체 29개 단지 중 도로와의 거리가 48m밖에 안되는 동양고속 금호 등 11개 단지 아파트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구간 도로의 소음허용기준은 주간 68㏈(데시벨), 야간 58㏈. 하지만 올 1월부터 부천시와 도로공사, 주택공사가 공동으로 용역을 실시해 측정한 소음정도는 이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나타났다.
부천시 도시개발사업소에 따르면 올 1∼4월 8개 지점에서 6차례 측정한 결과, 10층 이상의 경우 주야간 모두 기준치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표 참조
하모씨(34)는 “10층 이상에 사는 주민들은 소음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도로 건너편에는 10만평이 넘는 유원지를 조성하면서 왜 하필이면 도로 옆에 아파트를 짓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입주민 움직임〓주민 이모씨(41)는 “97년 8월 한국토지공사가 택지개발계획을 고시할 당시 외곽순환도로 건설도 추진되고 있었다”면서 따라서 “주민 대부분은 ‘당연히 대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입주를 했다”고 말했다.
입주자들은 소음 외에도 하루 17만8000대(왕복)에 달하는 통행차량이 뿜어내는 각종 매연과 먼지도 심각한 수준이라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또 최근 인터넷상에 ‘상동지구 아파트 입주민 동호회’ 사이트를 여는 등 우선 주민들의 의사를 모은 뒤 입주가 어느정도 완료되는 올해말 부터는 집단적인 의사표시도 벌인다는 계획이다.
▽대책은〓부천시 등은 상동지구를 지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구간에 높이 3∼4m(노면 기준)의 방음벽과 간섭장치(소음흡수시설)를 다음달 말까지 설치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기존에 방음벽이 설치되지 않았던 두 개 구간(1㎞) 등에서 공사가 진행중이다.또 시속 100㎞ 이하로 돼 있는 이 구간 차량 통행속도 제한을 시속 70㎞ 이하로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이 구간 자체가 고가도로로 건설돼 있어 방음벽 설치의 효과가 의문시되는데다 먼지와 관련해서는 매주 2회 정도 실시하고 있는 도로청소 외에는 뾰족한 대책을 마련치 않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