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학원이 달라진다]새로운 패러다임 '특별한 요리강좌'

  • 입력 2002년 7월 18일 16시 06분


파티공간으로도 대여가 가능한 '넵스' 요리교실[사진=전영한기자]
파티공간으로도 대여가 가능한 '넵스' 요리교실
[사진=전영한기자]
요리강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한식 중식 일식 등 ‘국적’을 기준으로 했던 요리구분법이 ‘파티상차림’ ‘생일상차림’ ‘휴일 아침식사’ 등 테마별, 상황별로 바뀌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 가정식 인테리어 구축, 다양한 요리 수요자층 개발 등이 요리강좌를 둘러싼 새 이슈로 떠오른다. 새로운 감각의 요리학원 풍경, 음식문화의 트렌드를 아이콘으로 정리해 본다.

●스파 쿠킹(spa cooking)

온천목욕, 마사지 등으로 심신의 활력을 되찾는다는 ‘스파’의 개념을 음식에 도입한 것이다. 몸 안에 축적된 지나친 기름기와 노폐물, 강한 조미료에 길들여진 입맛을 서서히 바꾸어 몸 속을 공해 없는 편안한 상태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제안된 음식의 형태. 요리 원재료인 채소 육류 등을 고를 때 생장이나 숙성 과정에서 살충제, 방부제, 인공감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오르가닉 푸드(organic food)를 많이 쓰기 때문에 오르가닉 쿠킹으로도 불린다. 미국 여피족에서 붐을 이뤘던 건강식품 열풍과 함께 국내에 도입됐다. 기름기가 많은 버터나 오일, 유제품의 사용을 가능한한 줄이는 게 첫 번째 특징. 담백한 생선을 많이 쓰며 육류의 경우 지방을 많이 포함한 돼지고기 쇠고기 등 붉은고기(red meat)보다는 닭고기 오리고기 등 흰살 고기(white meat)를 주 재료로 사용한다. 스파쿠킹은 강한 불에 튀기거나 굽는 것 대신 삶고, 찌고, 저열로 데치는 방법을 주로 이용한다. 익힌 재료보다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사용하기 때문에 ‘채식주의 식단(vegetarian food)’도 포괄한다.

●유학생반(班)

신부수업반, 조리사자격증반 등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수요층을 찾은 경우. 20, 30대 수강생들이 대부분이라 요리학원보다는 차라리 외국어학원 분위기가 느껴진다. 해외에서 자취하며 유학생활을 할 사람들이 최대한 칼로리를 보충하면서 쉽게 해 먹고 정리할 수 있는 요리들을 위주로 강의한다. 한식의 경우 돌솥비빔밥과 고추장 소스, 조개탕, 일식은 참치회 덮밥, 일식된장국, 모듬튀김, 중식은 자장면, 짜사이 대파무침, 마파두부, 양식은 오븐치즈스파게티, 사과셀러리드레싱의 새우샐러드, 과일크레페 등이 주 메뉴. ‘바스켓에 넣은 마른안주와 소면’처럼 간단한 맥주 안주거리도 소개된다. 수강생들은 유학정보 외에 이 곳에서 자신들만의 요리만들기 노하우에 대한 정보도 공유한다.

●테마요리

실생활에 바로 써 먹을 수 있는 요리강좌가 많다. ‘가족모임’시간에는 한식일품요리와 밑반찬요리를 배우고 ‘남편친구들 모임’ 시간에는 밥상, 술상 차리기를 배운다. ‘내 아이를 위한 상차림’에서는 생일상 어린이날 상차림을, ‘여자친구들 모임’ 시간에는 ‘포트럭 파티’에 관해 듣고, ‘외국손님 초대상’에서는 자극적이지 않은 한식퓨전요리와 양식스타일을 혼합한 테이블 세팅법을 배운다. 이외에도 ‘집들이’ ‘결혼기념일’ ‘승진축하’ 등 주제에 따른 다양한 상차림을 배울 수 있다.

●요리놀이

부모와 자녀가 같이 듣는 강좌. 요리학원마다 특강형태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요리놀이를 통한 두뇌개발프로그램의 일종이다. 피자를 만들 때 파프리카 같은 채소를 이용해 곤충 모양으로 토핑을 얹는다든지, 과일과 아이스크림을 주고 스무디(과일음료의 일종)를 장식하라든지, 초콜릿과 땅콩을 주고 바나나를 꾸미라든지 하며 자녀에게 ‘창의적 세팅’을 하도록 유도한다.

●인텔리전트 주방

호화로운 빌라나 레스토랑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는 '라퀴진'

요즘 요리강좌에는 홈시어터가 필수적으로 등장한다. 작업 중인 요리를 위아래에서 클로즈업하는 디지털카메라와 모니터를 장착해 놓아 사람들이 요리를 입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식사시간의 음악감상을 위해 고급오디오를 설치해 놓기도 한다. 가정집처럼 인테리어를 꾸며놓은 곳이 많아 요리강의실을 파티장소로 대여해 주는 곳도 있는데, 이때 프로젝션 TV로 영화상영을 하기도 한다. 포크 나이프 세트부터 식기세척기까지 한 곳에 있어 파티 후 뒷정리도 쉽다.

●디지털카메라

최근의 요리강좌에서는 필기도구만큼이나 디지털카메라를 휴대하는 수강생이 눈에 많이 띈다. 강사들도 완성된 요리와 테이블 세팅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실전에 응용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레몬즙 조림간장, 스프레이형 오일

레몬즙이나 조림간장(일명 다마리간장)은 소금 후추 등과 함께 현대요리의 필수 양념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요리학원에서는 레몬즙과 조림간장을 직접 만들어 수강생들에게 따로 포장판매하기도 한다. 스프레이형 오일은 지나치면 해가 되기 쉬운 기름을 최대한 작게, 분산되게 식재료에 뿌리는 것으로 최근 요리학원가에서 많이 사용한다.

●아일랜드(island)형 부엌

바다에 떠 있는 섬처럼 부엌의 사방이 트여서 공간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조리대, 세면대와 재료를 두는 곳 등이 분리돼 있어 수강생들은 공간을 조금씩 옮겨가며 요리를 배울 수 있어 지루하지 않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복합엔터테인먼트형 요리강좌

교육기관

연락처(02)

특징

라퀴진

518-7592

스파쿠킹, 유학생반, 엄마와 아이가 함께 듣는 코스, 기업체와 연계한 접대형 요리강좌코스 등이 있음

광주요

3446-3310

친목모임을 위한 소규모 강좌, 갤러리같은 분위기, 월 2회 24회 과정의 ‘테마요리’ 코스가 있음

넵스

512-8809

복합이벤트홀에서 월 2∼4회 요리강좌, 홈시어터를 이용하는 파티장소로도 대여, 생활주방용품 구입 가능

스튜디오 푸디

3447-5177

다이닝룸 리빙룸으로 공간을 분리해 고급 살롱 같은 분위기 연출. 수강생들과 시장에 가서 장보기부터 함께 함

코르동 블루

710-9940

9월 오픈, 학기제 운영, 수강생 전용라운지와 연회장 개설, 1일체험 관광상품으로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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