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철부지 할머니 좌충우돌에 깔깔

  • 입력 2002년 5월 21일 17시 34분


땅콩 할멈의 아주아주 이상한 날, 땅콩 할멈의 떼구루루 연필찾기, 땅콩 할멈의 두근두근 밤소풍/조은수 글 그림/각권 24쪽 6000원 웅진닷컴(만3~5세)

최근 주목받고 있는 창작 그림책 작가 조은수씨(38)가 동글동글 땅콩 할멈과 말하는 달걀 등 개성있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2년여 작업 끝에 내놓은 3권의 창작 그림책.

할머니는 동화에서 주로 인자하고 지혜로운 캐릭터로 등장하지만 땅콩할멈은 다르다. 이름만 ‘할멈’일뿐 나이만큼 지혜롭다든지 어른스럽지 않다. 오히려 아이들과 닮은 부분이 훨씬 더 많다. 다른 색은 안되고 꼭 초록색 연필로 편지를 써야 한다며 온 집안을 뒤지거나, 올빼미과 함께 김밥에서 단무지만을 쏙쏙 빼 먹는 모습 등은 앞뒤를 가리지 못하고 뭔가에 고집스럽게 몰두하는 아이를 보는 것 같다.

재치있게 말을 잘 하는 달걀은 땅콩 할멈보다 침착하고 어른스러울 때가 많다. 초록색 연필이 없어졌다고 울상인 땅콩 할멈을 도와주고, 소풍가서 먹을 김밥을 망가뜨리는 올빼미와 땅콩 할멈을 보며 걱정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올빼미 때문에 소풍을 못가게 되자 투정을 부리고 투덜대는 모습은 아이들과 똑같다.

언어능력이 급격히 발달하는 만 3∼5세 아이들의 귀를 사로잡기 위해 간결하면서도 리듬감이 넘치는 문장을 구사하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땅콩 할멈의 떼구루루 연필찾기’에서 ‘빨간색 연필은 안 되나?’ ‘파란색 연필은 안 되나?’라고 묻는 달걀의 질문은 편안한 상태에서 문장의 반복과 변형을 연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초록색 연필이 없어 울상짓던 땅콩 할멈은 ‘초록색 연필이 발이 달려 콩콩콩 달아났을 리가 없지’ ‘초록색 연필이 날개가 달려 나풀나풀 날아갔을 리가 없지’ 등 의성어와 의태어를 이용한 음악적 문장을 구사해 아이들에게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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