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수에 따르면 소설에 나온 연보상 이순신의 모친 사망일은 4월 13일인데 두 달 뒤 차가운 늦가을 비가 내리는 것으로 되어 있고, 이보다 앞의 일로 되어 있는 구례행(行) 장면에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다’라는 말이 나오는 등 계절이 ‘마구 춤을 추고 있다’는 것. 이 외에 10월 29일 우수영을 버리고 고하도(高下島)로 이동했다면서 새 기지를 물색한 일은 동짓달로 기록돼 있는 등, ‘산수’에 있어서 틀린 부분이 계속 등장한다고 이교수는 지적했다.
이교수는 “나도 이 소설에 압도되는 부분이 있었고 독특한 문체에 신선한 느낌을 받은 부분도 있었지만, 이 소설을 읽으며 소설을 두고도 ‘소설을 쓰고 있네’라고 말하게 되는 경우를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작가 김훈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이교수의 글을 읽지 않았지만, 사실(史實)과 다른 픽션의 특성상 서술시점(時點)의 차이가 발생하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교수는 이런 반론을 예상한 듯 “소설이라 해도 여름 다음에 봄이 오거나 진달래가 벚꽃보다 나중에 필 수는 없는 일”이라고 평론문의 결말 부분에 적었다.
평론을 게재한 문학과 사회 관계자는 “서사 정보의 착오가 문학성의 한계로 규정될 수 있는가는 논란이 될 수 있지만, 국어학자의 노고가 문학의 성숙을 위한 참고 사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아 글을 실었다”고 밝혔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