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친필 휘호 4점 고국 품으로

  • 입력 2002년 2월 26일 18시 10분


백범 김구(白凡 金九·1876∼1949) 선생의 친필 휘호 4점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韓美親善 平等互助’(한미친선 평등호조·한국과 미국은 친선을 하되 평등한 위치에서 서로 도와야 한다) ‘韓美親善’ 등 휘호 2점과 한시 2점 등 이번에 돌아온 작품들은 백범이 저격당하기 약 5개월 전인 1949년 1월, 당시 주한 미국대사관 문정관이었던 그레고리 핸더슨에게 써줬던 것이다. 핸더슨씨가 1988년 사망한 후 그의 부인이 보관하고 있던 것을 20일 항공편으로 보내왔다.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회장 김신·金信·80)는 26일 이 휘호들을 공개했다. 이 휘호들의 송환은 백범의 아들인 김신 회장이 2년 전 미국에 갔다가 핸더슨씨 집에 들러 그의 부인을 만나면서 이뤄지게 됐다. “그 집에 소중히 걸려 있는 아버님의 휘호들을 보면서, 그 복사본을 얻어 당시 건축을 추진하고 있던 백범기념관에 전시하고 싶다고 했지요. 그랬더니 핸더슨씨가 ‘뭐 복사할 필요가 있느냐’며 직접 보내주겠다고 흔쾌히 말씀하시더군요.”이 휘호들은 10월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옆에 세워지는 백범기념관에 전시된다.

“영욕에 초연히 뜰 앞을 그윽이 바라보니/꽃은 피었다 지고 가고 머무름에 얽매이지 않고 /하늘가 바라보니 구름은 모였다 흩어지는구나….”백범이 말년이 즐겨 썼다는 이 한시는 50여년의 세월을 넘어, 눈앞의 이익만 좇고 있는 무리들을 ‘은근히’ 질타하고 있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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