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수 유승준 美시민권취득에 팬들 비난 쇄도

  • 입력 2002년 1월 21일 16시 48분


“그가 정녕 ‘아름다운 청년’이었나.”

올해 봄 공익근무를 앞둔 가수 유승준(사진)이 20일 미국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밟은 것으로 드러나자 “병역 기피용”이라는 팬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미국 영주권자였던 그는 지난해 초 국외 거주 연예인들에게 병역 의무가 부과되자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 의무를 다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어 팬들은 더욱 배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동아일보의 인터넷 신문인 동아닷컴(www.donga.com) 게시판에는 21일 하루 동안 유승준을 비난하는 글이 900여건이나 쏟아지고 있다. “공석에서 밝혔던 병역의무 이행 약속은 인기 관리를 위한 ‘쇼’였나” “건강한 사나이인줄 알았는데 속았다” 등.

팬들은 특히 유승준이 그동안 ‘착실한 젊은이’의 이미지를 쌓아오면서도 병역과 관련해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고 있다.

유승준은 지난해 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의 부름에 응할 것”이라고 말한 뒤 2월 돌연 디스크 수술을 받았고 수술 직후 무대에서 고난도의 안무를 펼쳐 “병역 면제용 수술이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또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뒤에도 그는 ‘복무’ 의사를 밝혔다.

이달 중순 미국으로 간 유승준은 2월 초 ‘미국 여권’으로 취업비자를 받아 다시 한국에 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기 때문에 한국 국적 포기 전의 인기를 유지하며 방송활동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를 TV CF 모델로 기용한 하나로통신 측도 “여론의 추이를 봐가며 광고 지속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준의 소속사인 웨스트사이드 측은 “유승준이 가수 생활을 오래 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부모와 가족이 살고 있는 미국의 국적을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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