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은 크게 ‘나의 몸 탐험하기’와 ‘거꾸로 보기’로 구성되어 있다. ‘나의 몸 탐험하기’ 코너에선 우리 몸 곳곳을 탐험하게 해주면서 그것이 미술 속에 어떻게 변주되어 나타나는지를 보여준다. 도발적이면서도 상상력 풍부한 정복수의 몸, 사라져가는 육체의 의미를 탐색한 김영원의 몸, 슬라이드를 통해 팔 다리 머리 등을 화면에 불쑥 불쑥 내보여주는 공성훈의 몸 등. ‘거꾸로 보기’ 코너는 신나고 유쾌하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임옥상의 작품. 그것은 매달려있는 거대한 고기 한 마리. 그 은빛 비늘이 투명하고 눈부시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 잘 들여다보면 그 비늘이 온통 스텐레스 숟가락과 나이프 포크다. 그 신선한 반전이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
전시작들은 이처럼 기발한 상상력으로 번득인다. 전시장을 찾은 사람들의 얼굴 표정엔 ‘미술은 무엇인가’ 하는 호기심과 함께 ‘미술은 이렇게 친숙하고 흥미진진한 것이구나’ 하는 안도감이 교차한다. 02-73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