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올 수능응시 13만명 감소…4년제 경쟁률 1.36대1

  • 입력 2001년 9월 9일 18시 28분


올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이 지난해보다 13만3000여명 줄어 수능시험 사상 가장 적은 인원이 시험을 치르게 됐다.

특히 올해 수능 성적 위주인 특차모집이 없어지는 등 새 입시제도 때문에 졸업생(재수생)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7만명 가까이 줄어 정시모집에서 중위권 대학들은 수능 점수를 기준으로 한 합격선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자연계 응시생 비율은 더욱 낮아져 인문계와 예체능계 고득점자들이 자연계열 인기학과에 몰리는 ‘교차 지원’ 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경쟁률 낮아진다〓11월17일 치러지는 2002학년도 수능시험 원서접수를 8일 마감한 결과 지난해보다 13만3483명이 줄어든 73만8814명이 지원했다. 이는 94년 수능시험이 도입된 이후 가장 적은 인원.

교육인적자원부는 수능 응시자 수를 기준으로 4년제 대학(교육대와 산업대 포함)의 올 대입 단순 경쟁률이 지난해(1.59대1) 보다 낮은 1.36대1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고교 3학년 재학생이 지난해보다 6만6809명 적고 △새 입시제도에 부담을 느낀 졸업생 지원자도 지난해에 비해 6만8913명 줄었으며 △수도권 소재 대학과 국립대의 정보기술(IT)관련 학과 정원 증원과 지방 사립대 정원 자율화로 모집 정원이 5670명 증가했기 때문이다.

▽재수생 강세 약화된다〓올해 재수생 수능 지원자는 18만5625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재수생에게 유리했던 수능 성적 위주의 특차모집이 없어지고 학교생활기록부 위주로 선발하는 수시모집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재수생 지원자가 많았고 고득점자도 많았지만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재수생 강세가 두드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는 재수생의 수능 평균 점수가 재학생보다 무려 17.7점이나 높았다. 상위권보다는 중위권에서 재수생과 재학생의 성적 차이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성학원 이영덕(李永德) 평가실장은 “재학생들은 재수생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수능 성적이 나온 뒤 치러지는 정시모집에 자신감을 갖고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합격선 낮아진다〓재수생 급감 현상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난이도 조절 계획에 따라 올해 정시모집의 수능 기준 합격선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평가원은 올해 수능을 “지난해보다 400점 만점에 16∼37점 떨어지도록 내겠다”고 밝혔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영일(金泳6) 평가이사는 “상위권 대학이 2학기 수시모집의 자격 기준으로 삼고 있는 ‘수능 2등급 이내’ 점수대가 지난해보다 크게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차지원 많아진다〓전체 지원자 수에서 인문계와 예체능계 지원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56.4%와 16.7%로 지난해(인문 55.1%, 예체능 15.4%)보다 증가했다.

반면 자연계 지원자 비율은 지난해 29.4%에서 올해는 26.9%로 줄었다.

이에 따라 점수 따기가 비교적 쉬운 인문계와 예체능계에 응시한 고득점 수험생들이 의대 치대 한의대 등 자연계 인기학과에 지원하는 교차지원 현상이 극심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전국 41개 의대 중 25개, 한의대 11개 중 9개가 교차 지원을 허용하고 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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