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석면 검출량 서울시 측정치의 11배

  • 입력 2001년 9월 6일 18시 23분


서울지하철역 환기설비 공사 현장 8곳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이 미국 실내공기 환경기준인 ㎤당 0.01개의 11배가 넘는 최고 0.0203개가 검출됐다. 또 서울지하철 일부 역사에서 발암물질인 라돈가스가 미국 환경청(EPA)의 권고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돼 시민 건강이 위기환경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석면〓노동부는 6일 “5월 말부터 서울지하철역 공사 현장 8곳을 조사한 결과 시설물과 대기 중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며 “공사가 80∼90% 이상 진행된 상태여서 그 이전에는 더 많은 석면에 근로자들이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검출된 ㎤당 최고 0.0203개의 석면농도는 최근 서울시가 지하철역 대기 중에서 검출한 석면 농도인 ㎤당 0.0018개의 11배에 이르는 것이다.공사장 대기 중에서 석면이 검출된 곳은 수유역(㎤당 0.0063∼0.0203개), 시청역(〃0.0038∼0.0160개), 압구정역(〃 0.0120개), 충무로 및 을지로입구역(〃 0.0030개)이고 약수, 월드컵경기장, 신당역은 시설물에서만 석면이 검출됐다.이번에 검출된 양은 석면 작업장의 노출기준(㎤당 한국 2개, 미국 0.1개)에는 못미치지만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실내공기 기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승강장 및 대합실 작업은 밤에 한 후 물로 씻어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돈가스〓서울시가 이날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195개 지하철 역사에서 라돈가스 오염실태를 조사한 결과 모든 역사에서 라돈이 검출됐고 충정로, 서대문, 종로3가, 을지로4가, 동대문운동장, 군자역(이상 5호선), 마들, 노원, 중계역(이상 7호선) 등 9개역에서 EPA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라돈은 우라늄이 붕괴할 때 발생하는 가스 형태의 방사성 원소로 폐암 등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러나 “일반적으로 지하철 이용승객이 대합실과 승강장에서 라돈가스에 노출되는 시간이 매우 짧아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연욱·김준석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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