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美고교졸업장 국내서 딴다…링컨대 부설 독학과정 개설

  • 입력 2001년 8월 27일 18시 37분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사립고로 5년 전 조기 유학을 떠났던 A양(17)은 국내에서 독학으로 미국 고교 과정을 마치기로 하고 올 여름 귀국했다. 조기 유학 생활이 힘들었고 학비와 생활비(연간 6000만원 가량)도 큰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A양은 최근 미국 독학고교과정(Independent Study High School)을 가르치는 학원인 ‘서울링컨스쿨’에 등록했다. A양은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인 SAT를 준비해 졸업장을 받으면 미국 대학으로 유학갈 계획이다.

다음달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문을 여는 ‘서울링컨스쿨’은 미국 네브래스카주 링컨대 부설 독학고교과정이다.

▼링컨스쿨의 교육과정▼

과목교육 내용
언어영어 제2외국어(선택)
수학대수학 기하학 해석 기하학 삼각법
과학물리 생물 화학
사회사회학 윤리 미국사 미국정부 세계지리
기타실용 재정학 경제학 진로계획

검정고시 준비생들이 학원에 다니듯 학생들은 서울링컨스쿨에서 미국인 강사의 지도를 받고 우편으로 미국 링컨스쿨에 과제물과 시험 답안을 제출해 일정 학점을 따면 고교 졸업장을 받게 된다.

서울링컨스쿨 등록생은 20여명으로 대부분 조기 유학 중 적응에 어려움을 느껴 귀국한 학생들이다. 국내 고교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조기 유학할 형편이 못되는 학생들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캐나다에서 8년간의 이민생활 끝에 5월 귀국해 국내 고교 1학년에 다니던 B양은 “한국말이 서툴고 영어만 잘한다”며 따돌림을 당하다 링컨스쿨에 등록했다. 미국 공립고교에서 교환학생으로 1년간 있으면서 국내 교육에 실망해 이곳을 찾은 학생도 있다.

링컨스쿨의 프로그램은 9학년(중 3에 해당)부터 12학년 과정까지 있으며 미국사 미국정부 기하학 대수학 등 교육 내용이 미국식이다.

연간 비용은 교재비와 성적관리비 400만원에 학원 수업료 700만원 등 1100만원 수준. SAT 준비를 하려면 월 7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그러나 대입 때 고교 등급제가 철저한 미국에서 링컨스쿨의 위상은 높지 않다. 또 국내에서는 학력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이 학원을 운영하는 ㈜엘리토피아 나국화(羅菊花) 사장은 “미국 현지 고교에 비해 대학 입시에서 불이익은 있을 수 있지만 미국인 교사가 영어로 가르치기 때문에 미국 대학 진학시 적응하기 쉽고 조기유학에 따른 재정적 심리적 어려움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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