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교회 젊은 목회]서울 강남교회 송태근목사

  • 입력 2001년 7월 19일 18시 33분


서울 노량진 학원가 뒤쪽에 위치한 강남교회. 수십년이 지나도 변함없는 낡은 교회의 이미지를 갖고 있던 이 교회는 1994년 당시 30대 후반의 송태근 목사(45)를 담임으로 맞으면서 교계의 주목받는 교회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강남교회는 1월 작고한 김재술 목사가 54년 개척 당시부터 89년까지 35년간을 한결같이 지켜온 전형적인 피난민 교회다. 김 목사는 송 목사와 비슷한 연배의 아들 2명이 목사였지만 이들에게 교회를 물려주지 않았다. “사람이 왜 욕심이 없겠습니까마는 김 목사님은 교회는 하나님의 것이라는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송 목사는 회고했다.

이 교회에 부임하기 전 대형교회 세습으로 문제가 된 충현교회에서 4년 동안 부목사로 일한 적이 있는 그는 “가끔 근처를 지나가다 우리 교회에 들리는 충현교회 김창인 원로목사님에게 외국과는 달리 한국은 아직 목회권 대물림이 합당한 방법으로 이해될 만한 분위기가 아니라는 고언을 드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송 목사를 맞이한 강남교회는 교인수가 900여명에서 2000여명으로 늘어나면서 보다 넓은 예배당을 필요로 하게 됐다.

송 목사는 고민 끝에 교회건축을 결정한 뒤 “당회 장로들과 교회건축 과정에서 지켜야할 3가지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첫째 교회건축으로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한건이라도 생기면 건축을 전면 중단하고, 둘째 교회건축기간에는 건축헌금을 걷기 위한 목적형 부흥회는 열지 않으며, 셋째 건축공사에 뒷돈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 송 목사와 장로들은 약속한 원칙을 충실히 지켜 99년 수십년된 흉물스런 교회건물을 헐고 넓고 예쁜 새 예배당을 완성했다.

송 목사는 사랑의 교회 옥한흠 목사로부터 영향을 받아 목회자로 성장한 첫 세대에 속한다. 송 목사는 총신대 대학시절 서울 내수동교회를 다녔다. 부흥회 방식과는 전혀 다른 제자훈련 방식으로 한국 교회의 변화를 이끌고 있던 옥 목사는 경기 송추에서 열린 이 교회 여름수련회에 초빙돼 목회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줬다.

현재 사랑의 교회 후임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남가주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는 당시 대학부에서 함께 활동한 친구이기도 하다.

송 목사는 과거와 달리 권력과 돈을 가진 한국 교회의 미래는 비판의 소리에 얼마나 귀기울이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교회가 가장 익숙하지 못한 것이 비판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교회는 성역이 아니다. 부정적 비판이든 긍정적 비판이든 비판을 받아야 정화가 된다”고 그는 말했다.-끝-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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