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기부터 미국 사립학교 교사로 취업할 15년 경력의 현직 초등학교 부장교사 A씨(39)가 한국을 떠나는 이유다. A씨는 장관상, 교육감상 등을 수상한 인정받는 교사지만 교직에 실망해 이민을 결심했다. 줄 세우기와 경쟁을 강조하는 교육 풍토에 중학생 자녀를 맡기기도 싫었다.
A씨와 같이 교사와 교육대생 사범대생 등 예비교사들이 취업이민에 나서는 ‘교원 엑소더스’가 일어나고 있다.
이들은 전체 교사나 예비교사들에 비해 아직까지는 소수다. 하지만 교권 실추, 열악한 교육여건, 자녀교육, 취업 불안 등을 이유로 한국을 등지려는 교사들이 적지 않다는 데 교육 위기의 심각성이 엿보인다.
▽교사 취업이민〓서울 강남구 미국 P법률회사 서울사무소는 2월 교사 취업이민 알선 웹사이트(www.paglawfirm.com)를 개설했다. 취업이민을 희망하는 현직교사 교육대생 사범대생 등 50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했다. 4월 열린 미국 교사 취업이민 설명회에는 100여명의 현직 교사와 대학생들이 몰렸다.
이 업체는 다음달 초 미국 교사와 전문가를 초빙해 취업캠프를 열 계획이다. 캠프 등록비만 38만원이지만 신청자가 몰려 오전 오후 2개반으로 나누고 수강자를 늘렸다.
업체측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교사기초소양시험(CBEST)에 합격하면 공립학교 교사로 취업할 수 있다”면서 “시험 준비부터 취업까지 알선하겠다”고 선전하고 있다. 시험 응시료와 체재비 등으로 2000달러, 취업 후 영주권 취득 수수료까지 합하면 1만2000달러 가량의 비용이 들지만 희망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대 사범대 대학원생 한 명은 8월 미국에서 실시되는 CBEST에 지원서를 냈다. 서울교대 1년생 강모씨(25)는 “졸업과 동시에 미국 교사로 취업하려고 틈틈이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떠나는가〓교직에 대한 불만과 치열한 임용고시 경쟁 등이 교사를 해외로 내몰고 있다.
5월 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전국 교원 26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9.3%가 교직생활에 대해 ‘그저 그렇다’거나 ‘불만족스럽다’고 대답했다. 교총 황석근(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