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회는 한일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한국 측에서 동아일보사와 예술의전당이, 일본 측에서 아사히신문사와 국제교류기금이 공동 주최하는 행사다. 동경예술대 선 후배 사이인 이들은 2002년 1월13일∼2월 8일 동경예술대 미술관에서 2인전을 한번 더 갖는다.
히라야마 화백은 일본 화가 중 작품 가격이 가장 비싼 작가. 일본 유네스코 친선대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실크로드 등 세계문화유산에 큰 관심을 보여왔으며 최근 아프가니스탄 바미얀 석불 보호에도 앞장섰다. 일본 시고쿠에 자신의 이름을 딴 개인 미술관을 갖고 있다.
이들의 인연은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화백이 2차 대전 중 학도병을 거부해 받지 못했던 동경예술대 졸업장을 그에게 수여하는 일에 이 학교 미술학부장이던 히라야마 화백이 앞장서면서 맺어졌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했고 이어 2인전 추진으로 이어졌던 것.
이번 전시에서 김 화백은 ‘한국의 환상’ ‘산’ 등 25점을, 히라야마 화백은 실크로드 풍경을 그린 회화 18점과 소묘 30점을 각각 선보인다. 히라야마 화백의 출품작에는 최근 탈레반 반군이 파괴한 아프가니스탄 바미얀 석불 그림도 들어 있다.
김 화백의 화풍이 동양과 서양, 구상과 추상 등 이질적인 요소들을 동시에 끌어안는 그림이라면, 히라야마 화백은 문명의 원류를 찾는 작업을 해왔다.
김 화백은 최근 건강을 회복해 새로운 작품을 구상중이다. 히라야마 화백은 북한 문화유적 답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전시회 개막에 맞춰 29일 내한했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