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원로화가, 김흥수-히라야마 화백 월드컵 기념

  • 입력 2001년 4월 29일 18시 54분


원로 서양화가 김흥수(82) 화백과 일본 화단의 거장 히라야마 이쿠오(平山郁夫·71) 화백이 5월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2인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회는 한일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한국 측에서 동아일보사와 예술의전당이, 일본 측에서 아사히신문사와 국제교류기금이 공동 주최하는 행사다. 동경예술대 선 후배 사이인 이들은 2002년 1월13일∼2월 8일 동경예술대 미술관에서 2인전을 한번 더 갖는다.

히라야마 화백은 일본 화가 중 작품 가격이 가장 비싼 작가. 일본 유네스코 친선대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실크로드 등 세계문화유산에 큰 관심을 보여왔으며 최근 아프가니스탄 바미얀 석불 보호에도 앞장섰다. 일본 시고쿠에 자신의 이름을 딴 개인 미술관을 갖고 있다.

이들의 인연은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화백이 2차 대전 중 학도병을 거부해 받지 못했던 동경예술대 졸업장을 그에게 수여하는 일에 이 학교 미술학부장이던 히라야마 화백이 앞장서면서 맺어졌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했고 이어 2인전 추진으로 이어졌던 것.

이번 전시에서 김 화백은 ‘한국의 환상’ ‘산’ 등 25점을, 히라야마 화백은 실크로드 풍경을 그린 회화 18점과 소묘 30점을 각각 선보인다. 히라야마 화백의 출품작에는 최근 탈레반 반군이 파괴한 아프가니스탄 바미얀 석불 그림도 들어 있다.

김 화백의 화풍이 동양과 서양, 구상과 추상 등 이질적인 요소들을 동시에 끌어안는 그림이라면, 히라야마 화백은 문명의 원류를 찾는 작업을 해왔다.

김 화백은 최근 건강을 회복해 새로운 작품을 구상중이다. 히라야마 화백은 북한 문화유적 답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전시회 개막에 맞춰 29일 내한했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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