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장애학생 1명 위해 시설 고치고 반편성도 다시

  • 입력 2001년 3월 30일 23시 03분


몸이 불편한 신입생을 위해 각종 시설을 뜯어고치고 반 편성까지 다시 한 ‘사랑의 학교’가 삭막한 교육환경에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경기 파주시 적성면 식현리 삼광중학교(교장 하상동·河商東·57). 지난달 13일 진행성 근육병으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야 하는 이명선(李明善·13)군이 이 학교에 배정됐다. 63년 문을 연 삼광중이 중증 장애학생을 맞은 것은 이번이 처음. 수많은 계단, 높은 턱…. 이군이 공부할 만한 환경은 아니었다.

교사들이 모였다. “정상적으로 수업을 받을 수 없으니 전학시키자”는 얘기가 나왔다. 실제로 92년에는 뇌성마비 학생이 재활학교로 옮겼다.

그러나 “장애학생도 똑같이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의견이 점차 많아졌다. 결국 이군의 입학이 허용됐다.

다음은 이군이 학교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는 일.

계단을 오르지 않아도 되는 1층 교실에 배치해야 했지만 여학생반만 1층을 쓰고 있었다. 고심 끝에 전 학년을 남녀 혼합반으로 바꿔 이군을 1층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지방 중학교로서는 적지 않은 500만원을 들여 장애인 화장실을 만들고, 학교 현관에 이르는 계단도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고쳤다. 이군을 위해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큰 책상도 만들었다.

교사들의 제자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단짝 친구 김만옥(金萬玉)군 등 초등학교 동창 20여명을 같은 반에 배정해 이군의 적응을 도왔고 박기환(朴基煥)교사는 이군이 졸업할 때까지 3년간 담임을 맡기로 했다.

<정경준·이동영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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