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미리 본 20일 '한국 불교 진단과 전망' 세미나

  • 입력 2001년 3월 15일 19시 04분


‘한국 불교학은 아직도 개론 수준이다.’ ‘한국의 불교학자들은 게으르다.’

불교 조계종 종립학교관리위원회(위원장 학담 스님)가 주최하는 ‘동국대 불교학부를 중심으로 본 한국 불교학의 진단과 전망’ 세미나가 20일 오후 2시 서울 견지동 조계종 총무원청사 1층 회의실에서 열린다. 이 세미나에서는 한국 불교학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이날 세미나는 전재성 한국빠알리성전협회장이 ‘사회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불교학 연구의 새로운 방향’, 김종명 동국대 대우교수가 ‘동국대 불교대학을 중심으로 한 한국불교학 연구의 현주소’를 주제로 각각 발제한 뒤 박경준 김호성 동국대 교수, 신규탁 연세대 교수, 박해당 서울대 교수 등이 논평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전 회장은 발제문에서 “한국 불교학 연구의 중심인 동국대 불교학부는 불교문헌학이나 불교언어학에 대한 기초가 전혀 없이 출발해 엄밀한 의미에서 학문적 토대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며 “1906년 동국대 전신인 명진학교 개교를 기점으로 봤을 때 미국 불교학보다 반세기나 앞서 시작했지만 아직도 개론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독일의 불교학자들은 지금도 중국 둔황, 네팔, 티베트, 태국, 스리랑카의 오지들을 돌아다니며 필사본을 발굴하고 역주를 달아 불교학의 뿌리를 튼튼히 하면서 현대 학문과의 연결을 모색하고 있다”며 한국 불교학자들의 반성을 촉구했다.

김 교수는 “동국대 불교학부 전임교수들의 저서 및 논문 실적은 양적 질적 측면에서 모두 국내 대학 평균이나 외국 대학에 비해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실증적인 조사결과를 제시해 충격을 던졌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동국대 불교학부 전임교수들의 최근 10년간 저서 업적 평균은 국내 대학 평균의 67.9% 수준이며, 최근 3년간의 저서업적을 기준으로 할 경우 7.5%에 불과하다. 또 논문 업적 평균은 국내 대학 평균의 40% 미만, 외국 대학의 22∼25%에 머물렀다.

질적 측면에서도 전문 학술서적의 간행이 아주 적고, 논문을 수록하는 불교계의 주요 학술지 26종 가운데 학술진흥재단의 ‘학술지 등재후보’로 지정된 것이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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