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연구소 '향기 방충방균제'개발

  • 입력 2001년 2월 5일 18시 52분


◇"천연 약재 향기로 문화재 보존"

‘전통 약재의 향기로 문화재를 보존한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최근 유기질 문화재(지류 섬유질 목재류)를 보호해주는 향기 방충방균제를 개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칭 ‘문연―2000’. 전통 천연약재로부터 방충 방균 성분을 추출해 이를 휘발성 향으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천연향을 이용해 문화재 보존 방충방균제를 개발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있는 일. 천연향이기 때문에 인체와 환경에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

이번 개발은 옛 선조들이 천연 약재를 통해 유물을 보존했다는 과거의 기록에 착안한 것이다. 선조들은 불상 내부의 복장(腹藏)유물이나 탑 사리함의 유물을 안치하면서 천연약재를 함께 넣어 보관했다.

문화재연구소 개발팀이 천연 약재에 무언가 비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은 1999년. 이후 2년 동안 곽향 침향 청목향 등 10여종의 전통 약재를 실험한 결과 두 종류의 약재에서 방충 방균 효과가 있는 향을 확인하게 됐다.

연구소는 그러나 “현재 특허청에 특허 출원 중이어서 특허가 날 때까지 두 종의 약재 이름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쌀바구미 흰개미 넓적나무좀 등에 대한 실험을 통해 ‘문연―2000’의 살충살균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개발은 선조의 지혜를 현대 과학으로 다시 확인했다는 점, 문화재 보존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도 활용할 수 있고 나아가 외국으로 수출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 성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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