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은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 주최를 앞둔 시점에서 독립기념관을 찾는 일본인에게 그들이 저지른 실상을 제대로 알려주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일본어 병기를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독립기념관을 찾는 외국인 중 90%가 일본인이다.
이번 일본어 병기는 안내문을 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다변화하는 작업의 하나. 그동안은 우리말 설명을 기본으로 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영문을 병기했다.
독립기념관은 그동안 국민 감정을 고려해 일본어 병기를 미뤄오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관람객과 학자들을 대상으로 세 차례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90% 이상이 일본어 병기에 찬성하자 올해 초 제3전시실에 일본어 병기 설명문을 설치, 시범적으로 운영해왔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시범운영 결과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았다”면서 “단순한 반일(反日)감정만으론 일본인들에게 독립기념관의 진정한 의미를 전해줄 수 없고 일본어를 병기해야 그 효과를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독립기념관에 일본어로 설명문을 만들어놓는다는 것은 민족감정에 맞지 않다는 주장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