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식의 오류사전/지식이 늘어나면 지적오류도 는다

  • 입력 2000년 12월 15일 19시 43분


▼상식의 오류 사전/발터 크레머.괴츠 트렝클러 지음/300쪽 9000원/경당▼

개와 고양이는 원래 원수지간인가? 아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 오해가 빚어지기 때문이다. 한쪽 앞발을 드는 것은 개에게는 ‘놀자’고 고양이에게는 ‘꺼져’라는 뜻이니 처음부터 잘 지낼 수 없는 노릇. 그렇지만 ‘말을 트게’되면 둘은 충분히 친구가 된다.

권투 장갑은 맞는 사람을 보호해주나? 아니다. 맞는 사람의 충격과 위험은 장갑을 끼었을 때 오히려 크다. 권투 장갑의 진짜 기능은 때리는 손이 부러지지 않게 보호하는 것이다.

지식의 양이 늘어나면서 지적 오류의 양도 늘어난다. 어떤 잘못된 지식은 사실을 과장해서 그럴듯하게 만들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은 갈릴레이가 입밖에 내 본 일이 없지만 얼마나 멋지게 들리는가! 또다른 오류들은 ‘이해관계를 관철하거나 은폐하는 데 유익하기 때문에, 또는 성직자나 노조가 그렇게 말하기 때문에’ 계속 대중들의 머리에 남아있게 된다.

저자는 역사 과학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뽑은 286가지의 잘못된 상식을 나열하고 교정을 위한 분명한 근거를 들이댄다. ‘진실의 횃불을 들고 군중 사이를 헤쳐나가는 일은 누군가의 수염을 태우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리히텐베르크의 격언과 함께.

대마초는 사람을 폐인으로 만드나?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는 알코올이나 니코틴보다 중독성이 덜하다는 것. 담배 얘기가 나온 김에 또 한 가지. 담배가 공중보건비 지출을 늘리나? 아니다. 담배가 평균수명을 줄이기 때문에, 담배를 없애면 보건 관련비용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담배를 많이 피우자’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 ‘잘못된’ 지식은 분명 바로잡는게 옳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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