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침몰 러 보물선 발견”…해양硏 울릉도 근해서

  • 입력 2000년 12월 4일 23시 29분


95년 전 금괴를 운반하던 중 침몰한 러시아 수송함의 선체가 울릉도 근해에서 발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선체가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 돈스코이호의 것일 경우 50조∼150조원 상당의 금괴가 함께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돈스코이호 탐사작업을 벌여왔던 한국해양연구소의 유해수 책임연구원은 4일 “첨단장비를 동원해 침몰 추정 해역을 샅샅이 뒤진 끝에 최근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함정의 선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연구원측은 “연구원이 공식 확인한 바는 없다”고 말했고 해양수산부 고위 당국자는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민간기업 차원에서 탐사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발견가능성을 시사했다.

유연구원은 “최종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러―일 동해해전의 전사(戰史) 기록 및 당시의 해류 상황 등 각종 국내외 자료를 종합해본 결과 이 선체가 돈스코이호임을 100%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해저 산악지형에 맞는 심해 잠수정과 로봇 등 최신장비를 도입, 본격 탐사를 준비중”이라고 덧붙였다. 선체는 바닷속 산악지형에 위치해 있어 접근에 다소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수심은 깊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연구원은 “발굴사업자인 동아건설과 프로젝트 계약시 모든 사안은 대외비로 하기로 했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 등은 말할 수 없다”며 자세한 언급을 거부했다.

법정관리중인 동아건설측도 이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동아건설은 지난해 10월 정부에 ‘매장물발굴 신청’을 내 승인을 받았으며 한국해양연구소에 의뢰해 돈스코이호 발굴작업을 벌여왔다. 이번 발굴작업에는 남극탐사활동에 쓰인 온누리호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돈스코이호는 제정러시아가 자랑하던 발틱함대의 수송용 군함으로 러―일전쟁 당시 대서양과 인도양을 거쳐 대한해협에 진출하던 중 일본함대의 포격을 받고 울릉도 저동 근해에서 침몰했다. 각종 전사에는 돈스코이호에 발틱함대의 회계함 나히모프호에서 옮겨실은 다량의 금괴와 보물이 적재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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