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신도시 고교 평준화]부동산 전망…명문좇아 인구대이동 예상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8시 39분


집을 고를 때 미국인이 좋은 ‘환경’을 고른다면 한국인은 좋은 ‘학교’가 있는 곳을 고른다. 주거지를 고르는 잣대 중 교육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29일 수도권신도시 고교 평준화 시행방안 발표로 인구 대이동과 신도시 집값 및 전세금의 지역별 등락이 불가피하게 됐다.

대한주택공사 이규인박사는 “서울 강남 일대 부동산가격 상승도 따지고 보면 좋은 교육환경이 첫번째 원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뱅크 김우희편집장은 “명문고 가까이 살아야 유리한 근거리원칙이 적용됨에 따라 주변 아파트 매매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역별 집값-부동산 전망

▽분당권〓신시가지와 수정 중원 등 구시가지로 학군이 분리될 경우 신시가지로의 대규모 인구이동이 예상된다. 통합학군이 되더라도 근거리 원칙이 적용돼 신도시내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분당 신도시내 아파트 값을 또 한 차례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분당 신도시내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는 공립 7개, 사립 7개 등 모두 14개로 비교적 선택폭이 넓은 편. 하지만 신흥 명문고로 알려진 서현고와 중앙고 주변에 있는 서현동 시범아파트와 정자동 정든마을 아파트 등이 최대의 ‘수혜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산권〓분당권과 마찬가지로 평준화가 실시되면 신도시 이전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른 지역보다 학군조정에 따른 변수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고양시 전체를 단일 학군으로 묶을 때 예상되는 인구이동보다 일산 신시가지와 덕양구를 분리할 경우 신시가지로 이전하려는 수요가 훨씬 많을 것이라는 분석.

여기에 일산 신시가지내 일반 인문계고교가 공립 6개, 사립 1개에 불과해 진학문이 상대적으로 좁은 것도 이전수요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역시 신흥 명문인 일산구 마두동 백석고 주변의 한신 삼환 극동 동아 삼부아파트 등이 평준화 조치 이후 인기가 급상승할 ‘0순위’로 꼽힌다.

▽안양 및 부천〓안양권(안양 과천 의왕 군포) 역시 생활권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이 지역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안양고에 자녀들을 보내기 위해 군포 과천 등에서 안양으로 들어오려는 유인(誘因)이 커지기 때문.

이럴 경우 과천이나 군포지역은 인구가 줄어들고 집값이 떨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안양 과천과 군포를 별도 학군으로 분리하는 안이 채택될 경우 상대적으로 교육여건이 떨어지는 군포지역 주민들이 안양으로 이사할 가능성이 높다.

산본신도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인 전순이(全順伊·43)씨는 “과천의 경우 명문인 과천고 과천외고 등이 있어 상대적으로 안양으로 옮기려는 주민들이 적겠지만 흥진고 외에 별다른 명문이 없는 군포는 상황이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권은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일 학군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데다 근거리 배정원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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