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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23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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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학자인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은 최근 “선이 굵고 시원스런 박찬호의 이목구비가 약 1400년전 충남 서산 마애삼존불의 가운데 여래상 얼굴과 흡사하다”는 흥미로운 의견을 내놓았다. 얼굴전문가인 조용진 서울교대교수도 이에 동의했다.
서산 마애삼존불은 백제를 대표하는 마애불. 특히 가운데 여래상은 당당하고도 넉넉한 얼굴 모습에, 편안하고 복스러우면서도 해맑은 미소로 유명하다.
최실장은 “수려한 눈썹과 넓은 콧망울, 긴장된 아랫입술과 양볼 근육 등 마애불의 얼굴이 박찬호의 얼굴과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산 마애불엔 7세기초 백제인의 당당함이 잘 담겨있고 박찬호의 얼굴 역시 당당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얘기를 전해들은 조교수는 “미술사학자로서의 명성에 걸맞는 탁견”이라고 말하고 박찬호와 서산 마애불의 얼굴이 비슷하게 된 배경을 역사적 형질인류학적으로 설명했다.
“박찬호의 얼굴이나 마애불 얼굴은 모두 남방계형이다. 신석기시대 때 남방계인들이 서남해안과 금강을 따라 한반도로 올라 왔다. 서산이나 박찬호의 고향인 공주 모두 남방계의 흔적이 남아 전해오는 지역이다. 남방계인들의 얼굴을 보면 코가 짧고 콧망울이 크다. 눈이 크고 상꺼풀이 졌으며 눈썹이 위로 올라갔다. 얼굴이 네모 지고 입술이 두텁다. 박찬호와 마애불의 얼굴이 그렇다.”
조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방계형 얼굴을 지닌 사람들은 대체로 건강하고 활달한 인상을 준다. 탤런트 채시라의 얼굴도 남방계로, 얼굴 형태는 다르지만 잘 보면 남방계형의 특징을 두루 지니고 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