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눈길끈 이색문제/마라톤 선수 달리기 속도 구하라

  • 입력 2000년 11월 15일 18시 50분


올 수능 시험에서는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거나 실생활과 밀접한 참신한 유형의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 또 ‘비주얼 세대’를 겨냥해 인터넷 만화 영화 등을 소재로 각종 도표와 그림을 곁들인 문제가 많아 눈길을 끌었다.

언어영역의 경우 듣기 1번 문제에서 김홍도의 서당 그림이 나오는가 하면 건축문화에 대한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과 법정 영화의 증인 심문 내용을 듣고 푸는 문제, 만화의 말 풍선을 채우는 문제, 만화를 보고 단계적으로 연상하는 문제, E메일을 소재로 한 할아버지와 손자간의 대화 등이 나와 흥미를 유발했다.

로버트 프루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과 수능 시험에 수차례 출제됐으나 막판에 빠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 미당 서정주의 작품이 다뤄진 것도 이색적이었다는 평.

수리탐구I에서는 세계 석유소비량 증가 추세를 로그 정의를 활용해 푸는 문제, 마라톤 선수의 달리기 속도를 구하는 문제, ‘삼각형의 외심’ 개념을 응용해 로봇 팔 길이를 구하는 문제, 이진법을 활용해 알파벳 순서를 구하는 문제 등이 나왔다.

사회와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시사성 있는 문제가 많았다.

6·15 남북 공동선언문의 일부를 제시한 뒤 그에 상응하는 내용을 보기에서 찾는 문제, 신문의 4컷 만화를 보여주고 이것이 시사하는 경제현상의 결과를 묻는 문제(그림), 소규모 축산 농가가 강물의 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문제, 골수이식을 위한 맞춤형 아기 등 유전공학을 둘러싼 윤리적 논쟁에 관한 문제 등이 나왔다. 또 서울에서 개최된 아셈회의와 관련해 국제회의와 시민단체의 반대 시위에 관한 문제, 문학 예술작품의 검열과 윤리성 논란, 가상공간의 익명성 문제 등 언론을 자주 접하지 않은 수험생이면 당황했을 문제들이 쏟아졌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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