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영역의 경우 듣기 1번 문제에서 김홍도의 서당 그림이 나오는가 하면 건축문화에 대한 라디오 대담 프로그램과 법정 영화의 증인 심문 내용을 듣고 푸는 문제, 만화의 말 풍선을 채우는 문제, 만화를 보고 단계적으로 연상하는 문제, E메일을 소재로 한 할아버지와 손자간의 대화 등이 나와 흥미를 유발했다.
로버트 프루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과 수능 시험에 수차례 출제됐으나 막판에 빠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진 미당 서정주의 작품이 다뤄진 것도 이색적이었다는 평.
수리탐구I에서는 세계 석유소비량 증가 추세를 로그 정의를 활용해 푸는 문제, 마라톤 선수의 달리기 속도를 구하는 문제, ‘삼각형의 외심’ 개념을 응용해 로봇 팔 길이를 구하는 문제, 이진법을 활용해 알파벳 순서를 구하는 문제 등이 나왔다.
사회와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시사성 있는 문제가 많았다.
6·15 남북 공동선언문의 일부를 제시한 뒤 그에 상응하는 내용을 보기에서 찾는 문제, 신문의 4컷 만화를 보여주고 이것이 시사하는 경제현상의 결과를 묻는 문제(그림), 소규모 축산 농가가 강물의 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문제, 골수이식을 위한 맞춤형 아기 등 유전공학을 둘러싼 윤리적 논쟁에 관한 문제 등이 나왔다. 또 서울에서 개최된 아셈회의와 관련해 국제회의와 시민단체의 반대 시위에 관한 문제, 문학 예술작품의 검열과 윤리성 논란, 가상공간의 익명성 문제 등 언론을 자주 접하지 않은 수험생이면 당황했을 문제들이 쏟아졌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