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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1월 1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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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백화점 식품매장에는 없는 게 없더라고요. 치즈 소시지 와인처럼 호텔이나 외국에 서나 먹을 수 있던 음식이 모두 있어요. 외식보다 백화점에서 장보는 게 더 재미있다니 까요.”
식품도 명품관 시대. 백화점 식품매장이 날로 고급화 다양화되면서 아예 ‘명품’간판까지 내걸고 나섰다. 신선도 경쟁의 가열과 함께 ‘당일수확, 당일판매’ 마케팅 등의 서비스가 속속 등장했다.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휘두르는 할인점과 차별화 하겠다는 전략이 이 같은 추세의 기본 배경. 외국생활의 경험이 있고 ‘비싸도 먹는 것만은 확실한 것이 좋다’는 고객이 느는 것도 명품매장 개설을 부추기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식품매장의 고급화. 현대백화점 본점과 무역센터점은 7월 각각 100평과 70평 규모의 ‘세계 명식품관’을 개장해 캐비아(철갑상어알) 프와그라(거위간) 등 15개국의 최고급 식품 800여종을 한자리에 모아놓았다. 천호점은 와인셀러(전용창고)를 갖춘 와인코너를 따로 두었다.
현대의 고급식품매장이 좋은 반응을 얻자 롯데와 신세계 등도 잇따라 비슷한 성격의 식품 명품관을 열었다.
지난달 초 개관한 신세계 강남점은 치즈와 와인 등 ‘명품’위주로 식품매장을 구성했다. 1일 본점에 식품명품관을 개장한 롯데엔 세계 3대 미각식품으로 꼽히는 캐비아 프와그라, 트러풀(흑딸기버섯), 세계 3대 명차라는 다즐링티, 우바티, 기문홍차가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했다.
신선도 경쟁도 이에 못지 않다. 신세계 강남점은 ‘당일수확 당일판매 마케팅’을 도입해 그 날 새벽과 오후에 수확한 야채, 그 날 항공편으로 직송된 생선류를 판매하는 매장을 따로 두었다. 가격은 생선류는 일반식품보다 10%정도 비싸지만 야채류는 비슷하다. 그 날 안 팔린 식품은 ‘정직하게’ 특별매장에서 내려와 일반매장으로 옮겨간다.
현대는 무역센터점에 유기농가와 직거래하는 유기농 과일코너를 신설했다. 삼성플라자 분당점도 당일 들어온 신선식품의 전용 냉장창고를 별도로 만들고 식품을 산 고객이 쇼핑하는 동안 안심하고 맡겨둘 수 있도록 무료냉장보관함을 비치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