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곳에 사는가]국내 첫 'TV인터넷' 아파트 현대 파크빌

  • 입력 2000년 10월 29일 19시 29분


국내 최초로 TV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이버시스템을 도입한 아파트인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현대 파크빌’. 이 곳의 34평형에 사는 주부 김정민씨(38)는 이웃 주부들에게‘인터넷 도사’로 불린다. 결혼생활 15년째의 중견 주부인 그의 인터넷 실력은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 김규빈군(14)이 학교에서 받아온 ‘인터넷 홈페이지 만들기’ 등의 숙제를 도와주는 수준. 또 하루 평균 한 두 시간 정도는 컴퓨터에 매달려 주식 등 재테크 정보를 검색하고 아들에게 필요한 교육정보를 찾아보는가 하면 컴퓨터 관련 최신 소프트웨어 정보도 얻는다.

그의 실력을 우연히 알게 된 현대건설이 그를 현대 파크빌의 사이버시스템 홍보모델로 기용했을 정도.

그가 인터넷에 눈을 뜨게 된 것은 96년 수입상을 하는 남편의 일을 도와주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외국 바이어와 E메일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때 인터넷을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지요. 그래서 ‘무작정 따라하기’라는 제목이 붙은 책을 구해와 무작정 시작하면서 재미를 붙였어요.”

그가 현대 파크빌에 입주한 것은 지난달 초. “강남 올림픽공원 근처에 있는 남편 직장이 가깝고, 인근 아차산에서 새벽 운동도 할 수 있으며,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이 단지에서 5분도 안 걸리는 역세권 아파트여서 맘에 들었어요. 지하철로 한 정거장만 가면 E마트 천호점과 현대백화점 천호점이, 마을버스로 5분 거리에 테크노마트가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죠.”

그런데 입주해서 보니까 인터넷을 사용하기에 최상의 요건을 갖춘 사이버아파트였다. 그 때부터 ‘물 만난 물고기’가 됐다. “일반 아파트는 컴퓨터를 한 대밖에 설치할 수 없는 데다 속도도 느리잖아요. 그런데 이 곳에는 광케이블을 깔았기 때문에 컴퓨터를 3대나 설치할 수 있어요. 이용속도도 초고속인터넷접속방식인 ADSL을 깔아둔 곳보다 2배 이상 빨라요. 그래서 거실 TV에 ‘셋톱 박스’(TV로도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해 주는 접속장비)를, 방에는 데스크톱 컴퓨터와 노트북 컴퓨터를 놓고 인터넷에 빠져 살아요.”

특히 TV를 통해 인터넷을 하는 재미가 남달랐다. ‘홈TV인터넷’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일반 PC를 인터넷에 접속해 얻을 수 있는 재테크 육아 정보는 물론 지역 정보나 아파트단지 부녀회 모임 등도 볼 수 있다. 또 영화 사이트에 접속, 영화를 볼 때는 PC모니터가 흉내낼 수 없는 감동도 느낀다.

게다가 다음달부터는 TV를 통해 단지 내 상가와 연결해 필요한 물품도 사고, 내년쯤에는 현대중앙병원과 TV 인터넷으로 연결해 정기적인 건강 검진도 받을 수 있어 중년에 접어든 남편의 건강 관리도 쉽게 할 수 있게 된다. 이용료도 월 2만4000원으로 싼 편이다. 영화를 좋아해 대형 벽걸이TV 구입을 고려 중인

그는 “컴맹 주부라도 이 아파트에선 어려움 없이 인터넷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며 “30평형대 일반 아파트에서 이 정도의 인터넷 설비를 갖춘 아파트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자랑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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