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신간]류헌주의 '하이퍼텍스트 문학'

  • 입력 2000년 9월 29일 18시 41분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하이퍼텍스트 문학의 개념과 작품을 체계적으로 소개한 본격 입문서다. 영문학을 공부한 저자는 국내에 생소한 하이퍼텍스트 문학의 비평가이면서 창작자이기도 하다.

‘문학과 과학이 결합된 미래의 문학, 문학의 미래’란 나름의 정의에서 엿보이듯 하이퍼텍스트 문학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열띠다. “종이책의 선형적인 글쓰기와 글읽기를 탈피, 자연스런 연상작용에 의한 가지치기식 창작과 선택적 독서가 가능해졌다”는 식의 이야기는 귀에 익다. 하이퍼텍스트는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 그대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만드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무한한 창의력과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작법”이란 대목도 그리 낯설지 않다.

그보다 눈에 띄는 것은 외국의 하이퍼문학의 역사와 대표작을 소개한 책 뒷부분이다. 1987년 발표된 최초의 하이퍼 문학인 ‘오후, 이야기’(마이클 조이스 작), 하이퍼텍스트 문학을 언급할 때면 감초처럼 등장하는 최초의 장편 하이퍼소설 ‘그라마트론’(마크 아메리카) 등에 대한 상세한 해설이 실려있다.

소설 뿐만 아니라 시나 드라마 같은 다양한 변주를 아울렀을 뿐 아니라 자동 글쓰기 프로그램 같은 생소한 정보도 소개하고 있어 ‘디지털 문청’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듯하다. 뉴욕대학교를 필두로 미국내에서 50개 이상의 대학에 관련 강좌가 개설됐다는 전언도 하이퍼문학을 새롭게 보게 만든다.

□하이퍼텍스트 문학 / 류현주 지음 / 김영사 235쪽 8900원.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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