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강남 교통문제의 원인과 대책…대형건물 우후죽순

  • 입력 2000년 9월 18일 18시 34분


서울의 심장부인 강남지역의 격자형 도로망은 어느 지역보다 좋은 조건의 교통기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붐을 탄 80년대 이후 대규모 건물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인구와 차량의 과밀화가 초래됐고 결국 ‘전국 최악의 교통지옥’이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이미 포화상태인 강남지역에 30∼60층 이상 초대형 빌딩들의 신축이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에만 코엑스몰, 센트럴시티, 롯데백화점 강남점 등이 잇따라 완공돼 인근 도로망은 극심한 체증으로 하루종일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45층 규모로 연면적이 63빌딩을 능가하는 역삼동의 현대I타워와 삼성에서 시공을 맡은 도곡동의 55∼60층짜리 초대형 빌딩들이 잇따라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강남, 송파, 서초구 등 강남지역에서 건축허가를 받고 시공 중이거나 시공예정인 20층 이상의 대형건축물은 모두 21곳. 대부분이 오피스텔, 주상복합빌딩 등 초대형 건물 일색이어서 향후 강남의 교통사정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서울시 전체의 상업용 건축물 허가 중 강남, 서초, 송파구 3개 지역이 287동에 연면적 27만4700여㎡로 전체의 20%를 차지했다.

게다가 최근 발표된 청담 도곡 잠실지구 등 강남의 저밀도 아파트 지구 개발이 본격화됨에 따라 인구와 차량의 과밀 현상은 수 년 내에 ‘한계상황’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밀집한 유흥업소로 인한 야간 차량유입의 폐해도 크다. 3개 구의 단란주점 룸살롱 등 유흥업소 수는 8197개로 서울시 전체의 27%를 차지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량 2부제, 과중한 주차장이용료 부과 등 차량유입 억제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장기적 차원에서 경전철이나 모노레일 등 신교통수단 도입을 적극 강구 중”이라고 밝혔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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