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병의원 1일부터 재폐업…醫協-의쟁투 이견

  • 입력 2000년 7월 30일 18시 45분


대한의사협회와 의권쟁취투쟁위원회는 30일 의료계의 재폐업 돌입 시기에 대해 격론을 벌였으나 공식적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의협과 의쟁투는 이날 오후 각각 회의를 열어 재폐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했으나 ‘폐업찬반투표 결과대로 당장 폐업에 돌입해야 한다’는 강경론과 ‘현시점에서 재폐업은 명분이 없다’는 신중론이 맞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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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과 의쟁투가 폐업 돌입 시기에 대해 입장을 통일하지 못함에 따라 일부 동네의원들은 의약분업이 전면 실시되는 8월1일부터 휴가 명목 등으로 사실상 폐업에 들어갈 전망이어서 환자들의 불편과 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의협의 한 관계자는 “의쟁투가 1일부터 폐업을 강행할 경우 의협 집행부는 전원이 사퇴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의사회가 의협 및 의쟁투의 결정과는 무관하게 1일부터 재폐업에 들어갈 예정인데다 전공의들의 진료거부도 1일부터 본격화할 전망이어서 또 한번의 ‘의료대란’이 예상된다. 의협은 의쟁투와 별도로 이날 오후 서울 캐피탈호텔에서 상임이사회를 열고 의약분업과 관련해 정부에 추가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15일부터 폐업에 들어가는 ‘조건부 폐업’을 의결했다. 의협은 △의약분업 계도기간 1개월 연장 △지역협력위원회를 의사들 위주로 재구성 △전공의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강경파를 주축으로 하고 있는 의쟁투는 이날 의협회관에서 전체 회원 34명 가운데 과반수를 1명 넘긴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위원회를 열고 재폐업 찬반투표 결과를 존중해 1일부터 재폐업에 돌입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의쟁투는 이와 관련, 의약분업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재폐업 투쟁을 주도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이에 앞서 의협은 27일부터 3일간 회원들을 상대로 재폐업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66.1%가량이 폐업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주수호(朱秀虎) 의쟁투 대변인은 “폐업 찬성 투표는 66%에 그쳤지만 회원의 절대 다수가 현재의 약사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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