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 2000]호주 코란코브 이코리조트/"이브와 아담되어"

  • 입력 2000년 3월 30일 07시 45분


《볼 것인가 쉴 것인가. 유명 관광지라 해서 기웃거려 본들 TV로 본 것 보다 크게 나을 것도 없다. 풍물이란 것도 가보면 그렇고…. 그래서 여행스타일은 주유형에서 휴식형으로 옮겨 간다. 느낌이 있는 여행, 휴식하는 여행, 이것이 여행의 ‘첨단패션’이다. 호주 퀸즐랜드주의 골드코스트 해안 섬에 있는 ‘코란코브 리조트’. 1956년 멜버른올림픽대회의 성화 최종주자인 론 클락(호주의 육상영웅)이 세운 이코투어리즘(ecotourism·생태관광) 리조트다. ‘꿈의 리조트’로 기억될 이 곳으로 떠나보자. 》

브리즈번은 호주 대륙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여기서 자동차로 바닷가를 향해 50분가량 달리면 해변관광지 골드코스트가 나온다. 하와이의 와이키키, 프랑스의 니스처럼 해변에 호텔 레스토랑 등이 늘어선 호주의 대표적인 리조트. 그러나 아쉽게도 이제는 구세기의 유물이 되었다. 새 세기와 더불어 여행자의 발길과 관심은 코란코브 리조트(규모 46만평)로 쏠리고 있다.

▼하늘 가린 거대한 숲▼

러너웨이베이 터미널. 리조트섬으로 연결되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페리가 운항(20분 소요)되는 곳이다. 정박 중인 하얀 보트 주변으로 강처럼 잔잔한 바다가 펼쳐진다. 리조트가 있는 사우스스트라드브로크섬 선착장까지는 20분 거리. 호주 특유의 담대한 디자인의 건물이 인상적이다. 라군(석호·潟湖)가로 워터로지(물 위에 기둥을 세우고 지은 건물)와 야외풀, 레스토랑 등이 자리잡았다.

▼자전거 타고 삼림욕▼

리조트의 46만평 땅은 거의가 숲이다. 너무 울창해 하늘이 안 보일 정도. 그 숲속에 숙박 놀이 편의시설이 있다. 그 숲길을 자전거(800대 준비)로 달린다. 숲 그늘 아래 숨듯 자리잡은 캐빈은 보기에도 좋다. 널찍한 실내의 가구며 장식은 심플하지만 고급스럽다. 상큼한 숲 향기와 맑은 공기가 폐속에 남은 도시의 탁한 공기를 말끔히 쓸어 버리는 것 같다.

코란코브리조트의 숲속은 ‘천국’이다. 숲그늘 아래서 놀이 운동 휴식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잔디볼링장 놀이터 테니스장에서부터 실내외 체력단련장까지. 론 클락은 100m 타탄트랙에 특수장치까지 설치, 누구든 세계 최고기록자와 달리기시합을 할 수 있게 했다. 이 트랙을 달린 최초의 주자는 미국육상스타 칼 루이스.

▼석양의 모래언덕 환상적▼

코란코브리조트의 매력은 숲과 해변, 바다를 한꺼번에 갖춘 점. 숲을 동서로 횡단하는 길(3㎞) 양 쪽으로 전혀 다른 모습의 바다가 있다. 동편은 사구(砂丘·Dune)가 발달한 서핑해변, 서편은 강처럼 얌전한 바다. 사구란 먼지처럼 고운 모래가 바람에 날려 쌓인 모래언덕으로 이 너머로 파도 세찬 해변이 22㎞나 펼쳐진다. 멀리 골드코스트의 빌딩군이 해무에 가린 채 흐릿하게 보인다. 해질녘 발갛게 물드는 사구를 바라보며 언덕위 오션맨스서프클럽(캐주얼 레스토랑)의 야외 테라스에서 파도소리 들으며 즐기는 저녁식사는 평생 기억될 만하다. 서편 해안은 맹그로브(바닷가에서 자라는 나무)가 우거져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제트스키 수상스키 카누 카약 워터바이크 등 수상레포츠는 여기서 즐긴다.

코란코브리조트 허니문의 별미는 ‘워터호텔’이라 불리는 수변객사.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장식의 실내는 별 다섯개(특급) 호텔에 뒤지지 않는다. 넓은 테라스에 앉으면 라군과 한가운데 섬의 야외풀과 풀바, 레스토랑이 눈에 들어온다. 넓고 편안한 실내는 휴식하기에 그만이다. TV를 켜니 사구해안의 바다풍경이 중계된다. 방안에서도 자연을 즐기도록 한 것이다. 투숙객을 위한 석양크루즈, 스파클리닉, 야생화그리기, 주머니쥐 바늘두더지 등 야행성동물관찰, 남반구 하늘의 별관측 등 프로그램(유료, 무료)도 다양하다.

▼이코 투어리즘▼

코란코브리조트의 독특함, 그것은 전 시설을 통해 실현한 ‘이코투어리즘’(생태관광)에서 온다.

이코투어리즘이란 무엇인가. 지난 세기 관광이 자연을 파괴해왔다는 데 대한 자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자연을 보호하는 관광’을 말한다. 즉 관광을 통해 자연보호 의식을 높여 환경을 보호토록 한다는 적극적인 개념이다.

코란코브 리조트를 보자. 객실 TV를 켜면 내가 사용한 전기와 물의 양, 리조트시설에서 발생된 공해물질총량이 지구온실효과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로 변환되어 10분마다 표시된다. 쓰레기 분리수거는 기본. 압착시켜 모두 뭍으로 반출한다. 음식쓰레기는 탈수 건조후 지렁이를 이용, 분해한 뒤 퇴비로 쓴다. 온수용 전기는 태양열로 생산한다. 첨단의 통풍설계로 실내기온이 외기보다 2도 가량 낮다. 에어컨 사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페인트도 납성분이 없는 것을 사용했으며 식탁도 대나무합판 제품이다.

리조트 자체가 환경교육의 현장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열고 수건도 되말려 쓰고 자전거타기도 즐겁기만 하다. 환경보호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이런 기발한 설계로 코란코브리조트는 98년 9월 개장후 지금까지 환경 건축 관광분야 상을 13개나 받으며 유명해졌다.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정보 구하기

△코란코브리조트 서울사무소 02-739-2020 △인터넷 www.couran-cove.com(한글) www.couran-cove.com.au(영어)

▽기후·날씨

아열대기후. 연중 쾌청일수 325일. 평균기온 여름 16∼30도, 겨울 12∼26도.

▽항공편

아시아나항공 서울∼시드니 매일 운항(9시간55분 소요). 주말편 서울출발 오후 8시. △예약〓전화 1588-8000, 인터넷 www.rsvn.asiana.co.kr

▽허니문 패키지

코스는 코란코브리조트(2박)∼브리즈번∼골드코스트. △4박5일 125만원 △5박6일 135만원(시드니 1일관광 포함). 하나투어 02-7210-882 국일여행사 02-755-67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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