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보존 南지원금 10만달러' 北 수용여부 촉각

  • 입력 2000년 3월 1일 19시 31분


문화재청은 최근 고구려 고분벽화 등 북한 지역의 문화재 보존을 위해 1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이 지원금을 올해 안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센터의 문화재보존 신탁기금으로 적립해 북한 문화재 보존에 사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과연 북한이 이 돈을 받아 들일까. 성사된다면 북한 문화재 보존을 위한 한국의 첫 공식 지원으로 기록될 것이다.

문화재청은 정부 대 정부간의 직접 지원이 아니라 유네스코를 통한 간접 지원이어서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고구려 고분벽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 중인 북한으로선 벽화의 수리 보존이 시급하다는 점도 그 가능성을 높여준다. 북한 고분벽화의 훼손에 관한 구체적인 자료는 확인된 바 없지만 자금난 기술난 등으로 벽화 훼손이 우려할만한 상태라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외교통상부와의 협조를 통해 지원 시기와 용도 등을 논의 중이다. 대원칙은 북한 문화재 보존을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지만 북한 문화재의 ‘직접’ 보수에 사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한국위의 한 관계자는 “10만달러는 문화재 수리보존에 그리 충분치 못한 액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도 적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세계유산센터는 이 돈을 북한의 문화재 보존 담당자들의 해외 연수비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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