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S민경숙사장, 국내 첫 전국시청률 조사

  • 입력 2000년 2월 14일 19시 54분


“지역에 따라 선호하는 프로그램이 다릅니다. 그런데도 국내 TV의 편성과 제작은 서울과 수도권 중심입니다. 지역 주민의 채널 선택권을 고려하지 않는 셈이지요.”

시청률 조사 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의 민경숙 사장(41). 5개월째 전국 시청률을 조사하고 있는 그는 “시청률조사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방송의 지방 자치화에 있다”고 주장한다.

TNS조사에 따르면 KBS 1TV가 지난해 10월말부터 3주 연속 방영한 ‘10·26 특별 기획 다큐멘터리-박정희’의 1편은 영남의 시청률이 호남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이 프로가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3회에는 두 지역이 엇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민 사장은 “이처럼 수도권 중심의 데이터만으로 프로그램을 평가하고 편성 정책을 세우는 것은 균형이 맞지 않다”며 “수도권에서 방송하는 프로의 20%가 전국으로 방송되지 않기 때문에 인기 순위나 시청률이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 사장은 지난해부터 방송과 광고계가 주목하고 있는 맹렬 여성 중 한 사람이다. 지난해 6월부터 시청률 데이터를 공급하면서 MSK(현 AC 닐슨)가 독점해온 시청률 조사를 경쟁 체제로 만들었고 지난해 10월초부터 국내 처음으로 서울 부산 등 전국 1000가구를 상대로 시청률 데이터를 내놓고 있다. 그의 사업은 지난해말 광고계와 PD연합회가 뽑은 광고 및 방송계 10대 뉴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민 사장은 “현재 방송 광고계에서 시청률조사 결과의 5% 밖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시청률 조사 시장의 규모를 연간 30억∼40억원으로 추산하면서 “앞으로 조사가구를 2500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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