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진교수 초미니 '電子鐘' 신라 최초사찰 도리寺에 기증

  • 입력 2000년 2월 12일 20시 07분


신라불교 최초의 가람에 전자장치를 이용한 전자종이 처음 설치된다.

지난해말 세계 최초로 전자대종(電子大鐘)을 개발한 숭실대 배명진(裵明振·44·정보통신학과)교수는 초미니 전자종(높이 40㎝, 지름 28㎝)을 제작해 12일 경북 구미시 도개면 도리사(桃李寺)에 기증했다.

이 미니 전자종은 성덕대왕신종(일명 에밀레종)의 모형을 본떠 제작됐으며 종 내부에 소리를 합성하는 컴퓨터시스템과 앰프 및 스피커 등을 갖추고 있다. 리모컨으로 시스템을 작동하면 에밀레종에서 나는 것과 비슷한 소리를 낸다고 배교수는 말했다.

배교수는 “도리사가 신라 최초의 사찰이라는 사실을 알고 21세기 불교문화의 새로운 장을 여는 종소리가 이곳에서 널리 울려 퍼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자종을 기증했다”고 말했다.

도리사 주지 법등(法燈)스님은 “전자종을 극락전에 설치해 법회가 열릴 때마다 타종해 불심이 담긴 종소리가 온 세상에 울려 퍼져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교수는 구미시의 요청으로 지난해말 4억7000여만원을 들여 청동 주물과 특수섬유 등을 이용한 전자대종(높이 4m, 지름 2.5m, 무게 3t) 제작에 성공해 이를 구미시 진미동 동락공원에 설치했다.

이 전자신종은 성덕대왕신종에서 나오는 종소리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적인 종소리(애끊는 소리, 평온과 축복의 소리 등) 9가지를 낼 수 있다.

도리사는 472년 신라에 최초로 불교를 전파한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阿度和尙)이 창건한 신라시대 최초의 사찰로 알려져 있다.

<구미=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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