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기승 환자 급증…병원휴무 '2중고'

  • 입력 1999년 12월 26일 21시 08분


감기가 번지고 있다.

며칠째 수은주가 영하를 밑돌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서울시내 대형 병의원 응급실마다 감기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특히 동네 약국과 개인병원이 휴무한 25,26일 각 대형 병의원의 응급실은 하루종일 몰려드는 감기환자들을 진료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26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병원 응급실. 진료순서를 기다리며 북적대는 50여명의 환자들중 80%이상이 고열 기침 몸살 증세를 호소하는 감기 환자였다.

병원을 찾은 김덕배씨(40·서울 동작구 상도동)는 “아내와 두 아들 모두 어제부터 고열과 극심한 두통을 호소해 약을 사러갔으나 약국이 문을 닫아 하는 수없이 이곳까지 찾았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평소보다 두배이상 많은 감기환자가 몰리고 있으며 노약자와 어린이 환자는 3배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 종로구 무학동 세란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응급실이 30여명의 감기환자들로 다 찬 가운데 의료진은 밀려드는 환자들을 진료하느라 숨돌릴 틈이 없었다.

간호사 김모씨(26)는 “성탄절 연휴를 맞아 개인병원과 약국이 문을 닫는 바람에 마땅히 진료받을 곳이 없는 환자들로 하루종일 붐볐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의 한강성심병원 및 고려대구로병원 등 10여개의 대형병의원들도 이른 새벽부터 늦은 오후까지 수백여명의 감기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연휴 기간 문을 여는 병의원을 지정하는 등 미리 진료 대책을 세웠으면 불편을 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립보건원의 한 관계자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것은 일반 감기로 인플루엔자(독감)와는 다른 것”이라며 “모니터링 결과 아직 독감이 유행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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