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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30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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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는 땅(土) 귀신(示), 稷은 벼를 뜻하는 禾가 있는 것으로 보아 곡식의 일종임을 알 수 있다. ‘피’다. 벼의 祖上으로 옛날에는 ‘五穀의 神’으로 섬겼다. 그러니까 社稷이라면 ‘땅귀신’과 ‘곡식신’이 되는 셈이다.
농경민족에게 곡식을 키워주는 땅이야말로 더없이 소중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나 중국은 새 王朝를 세우면 開國祖는 먼저 宗廟(종묘)와 함께 社稷부터 모시고 제사를 위해 祭壇(제단)을 갖추었는데 이것이 社稷壇이다. 중국의 경우 明나라 때의 社稷壇이 현재 北京 中山公園內에 위치해 있다. 한국과 중국에서 곡식과 땅은 그만큼 중요했던 것이다.
社稷壇을 세우는 데에는 원칙이 있었다. ‘左祖右社(좌조우사)’다. 왕궁을 중심으로 좌측에 宗廟, 우측에 社稷을 각각 모셨다. 이것을 方位로 보면 동쪽에 宗廟, 서쪽에 社稷이 위치해 서로 對稱(대칭)이 되게 했다.
그런데 애초 농작물의 豊作을 위해 기도했던 곳이 후에는 國家大事가 있을 때나 國泰民安(국태민안)을 祈願할 때에도 社稷壇을 찾게 되었다. 이 때부터 社稷은 國家의 상징으로 되었다. ‘社稷의 安危’니 ‘社稷의 存亡’이라는 말이 있다. 社稷之臣은 ‘社稷을 구한 臣下’로 국가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신하를 뜻한다. 일찍이 일제가 朝鮮 社稷의 맥을 끊기 위해 그 신성한 社稷壇을 공원으로 격하시키더니 요즘 또다시 人口에 膾炙(회자)돼 이름을 더럽히고 있다. 社稷洞이 ‘辭職洞’으로 바뀌지 않을까 걱정이다.
鄭錫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478sw@mail.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