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음반시장 게오르규-알라냐부부 '둘만의 무대'

  • 입력 1999년 10월 6일 18시 43분


“알라냐 게오르규 부부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최근 오페라 음반시장은 이탈리아출신 테너 로베르토 알라냐, 루마니아출신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부부의 독무대다.

96년 이후 두사람은 구노 ‘로미오와 줄리엣’, 푸치니 ‘론디네(제비)’ (이상 EMI사) 등 오페라 전곡음반을 연속해 내놓고 있다. 게오르규와 계약하고 있는 데카사도 알라냐의 전속사인 EMI에 밀릴 수 없다고 판단, 최근 두사람을 출연시켜 푸치니 ‘라보엠’음반을 내놓았다.

클래식 음반시장은 90년대 중반 이후 군소음반사가 늘어나면서 ‘포화상태’를 맞았다. 더군다나 오페라 한곡을 녹음하는 데는 40만달러(4억8천만원)가량이 소요되고 성악가들의 개런티도 대폭 올라 최근 음반사들은 오페라 녹음을 기피하고 있다. 하지만 음반사들은 두사람을 위해서는 아낌없는 베팅을 하고 있다.

이들의 매력은 어디서 나올까. 비평가들은 94년 알라냐, 95년 게오르규의 데뷔음반이 나온 뒤 한참 동안이나 두사람에게 흠집을 내기 위해 애썼다. 알라냐는 ‘도밍고나 파바로티에 비교할 만한 중량감과 카리스마가 없다’, 게오르규는 ‘여러 역할에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색깔이 없다’는 평을 들어왔다. 그러나 파리의 한 레스토랑 웨이터출신인 알라냐와 구 공산권 출신 디바의 영화같은 결합은 이들을 ‘클래식 스타’가 아닌 ‘대중의 스타’로 뛰어오르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들의 ‘노래’못지 않게 극적인 ‘러브 스토리’도 사랑하게 된 것이다.

최근 두사람의 특집기사를 실은 영국 ‘클래식 CD’지는 “60년대에도 칼라스 스테파노 콤비 같은 오페라 황금콤비가 있었지만, 자주 개성이 충돌했던 이들과 달리 알라냐 부부는 언제나 절묘한 앙상블을 찾아낸다”고 평가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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