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카터의 책이 YS등에 보내진 까닭

  • 입력 1999년 10월 1일 19시 13분


최근 ‘나이 드는 것의 미덕(영문원제·‘The Virtues Of Aging)’이란 책을 낸 도서출판 끌리오는 이 책을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전대통령에게 우송했다.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기 위해, 그리고 은퇴 후 빛나는 삶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재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입니다’는 서신과 함께.

‘나이드는 것의 미덕’은 미국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81년 쉰 여섯의 나이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오히려 더 멋진 삶을 만끽하게 된 비결을 진솔하고 담담하게 고백한 책.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드물게 재선에 실패, 주민이 700명에 불과한 조지아주의 고향으로 돌아온 카터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자신의 땅콩 농장이 100만달러 이상의 빚더미에 앉아있는 ‘현실’이었다.

그를 더욱 두렵게 한 것은 지난날의 영광을 잊고 평범히 살아가야 한다는 ‘자각’과 남은 생애의 ‘불확실성’이었다.

그가 ‘나이 든 마흔이 되기 보다는 젊은 일흔이 훨씬 낫다’고 확신하게 된 것은 이로부터 10여년 뒤 칠순을 맞을 무렵이었다. 그는 이제 “나이 드는 것의 미덕은 우리가 나이 들어가면서 받게 될 축복과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는 두가지 의미를 포함한다”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고 있다.

그 비결로 그는 ‘가족에 대한 사랑’‘여행과 건강’ ‘끊임없는 지적 탐구와 새로운 것들에 대한 도전’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관계와 자기존중’ ‘건전한 취미활동과 사회를 위한 공헌’ 등을 꼽았다. 카터는 ‘대통령을 하지 말고 곧바로 전직 대통령이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뻔 했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 그런 카터의 책이 우리의 ‘전직들’에게 우송됐다.

〈오명철기자〉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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