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여류화가 레베나스전시회…보르헤스의 환상세계

  • 입력 1999년 9월 26일 18시 58분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 ‘가상의 존재들에 대한 책’ ‘모래의 책’ 등을 남긴 아르헨티나의 대문호. 그는 허구의 세계를 그리면서도 실존 인물들의 말과 구체적인 사건들을 연결시켜 내용이 실제로 있었던 일처럼 느끼게 했다.

‘환상적 리얼리즘’ 기법으로 유명한 그가 처음으로 출판한 것은 시집 ‘시(詩),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열정’이었다. 자신이 성장했던 도시를 바라보며 풍부한 상상력으로 과거와 현재를 형상화했다는 평을 듣는다.

▼29일부터 서울 선화랑

그는 아르헨티나인들에게 어떤 영감을 불어넣었을까.

또 그의 문학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이들 중에 화가가 있다면 그 느낌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보르헤스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보르헤스의 작품에서 받은 영감을 캔버스에 옮기는 작업을 해온 아르헨티나 여류작가 라첼 레베나스의 전시회가 29일부터 10월2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린다.

‘보르헤스, 그의 가면들, 그리고 영원히 불타는 창작열’ ‘보르헤스의 모래의 책에 부침’등 30점이 전시된다.

레베나스는 생전의 보르헤스와 교유하며 많은 영향을 받았던 인물. 레베나스는 80년대 이후 보르헤스와 연관된 작품으로 세계각국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탄생 100주년 맞아

보르헤스의 작품세계는 ‘실제세계를 반어적이고 역설적으로 표현했다’거나 ‘악몽의 세계를 창조했다’는 등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다.

레베나스는 호르헤스 작품전반의 신비감, 끝없는 창작열에서 보여지는 호르헤스의 열정 등을 함께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탱고의 호랑이’ ‘탱고는 내 민족의 음악’ 등 그의 그림은 자유롭고 즉흥적인 필치 속에 정열과 환상 신비감을 담고 있다.

▼정열과 신비감 표현

프랑스 평론가 크라우드 나메르는 “레베나스의 그림에서는 물마저도 불이 된다”며 격정적인 그의 그림을 평했다.

전시회에 맞춰 내한할 레베나스는 10월1일 오후2시반 서울대 인문대에서 보르헤스 문학세계에 대한 특강도 할 예정이다. 02―734―0458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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