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있는 여성관련 보도유형」이정옥교수 발표

  • 입력 1999년 7월 28일 19시 35분


옷로비사건 주혜란(朱惠蘭)씨 구속 등 최근의 여성인사 관련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의 경향과 문제점을 여성들의 시각으로 짚어보는 세미나가 2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미디어여성연합 주최로 열렸다.

효성가톨릭대 이정옥(李正玉·여성학)교수는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문제의 보도 유형’을 제시했다.

▽‘힐러리’ 오남용〓‘설치는 여성’을 힐러리로 통칭. 주씨를 ‘경기도 힐러리’로 표현했는데 실제로 힐러리는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부인으로는 처음으로 상원의원출마를 선언한 ‘진보적 여성’. 남편의 지위를 배경으로 로비를 받다가 구속되는 여성과는 다르다.

‘모든 주혜란식 설치기’가 문제라는 식의 평가는 곤란. 에이즈방지운동 보건소장경력 재혼경력 자서전집필 선거참여 경기도문화행사참여 등 모든 활동이 파국의 원인인양 나열됐다.

▽용모 등에 지나친 관심〓김명자(金明子) 환경부장관 임명기사에 ‘미모의’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남성장관에 ‘잘생긴’이란 수식어가 사용되지 않는 현실과 대조적. 연정희(延貞姬)씨에 대한 수식어도 ‘미모의’였다. 또 구속되는 주씨의 모습을 ‘짙은 화장에 무스까지’로 묘사.

손숙(孫淑) 전환경부장관의 경우에도 대학 중퇴와 남편과의 별거문제가 화제였다. 김장관도 ‘이혼녀’로 수식됐다.

▽성별분업의 변화에 대한 희화화〓영국여왕 엘리자베스2세의 남편 필립공에 대해 보도하면서 지위높은 여성의 남편역할의 고달픔을 강조. 졸고 있는 필립공, 고달픈 필립공의 모습을 스냅사진으로 소개. 또 뉴질랜드 총리남편을 주부(主父)로 희화화.

▽여성들의 로비에 대한 과민반응〓로비옷값보다는 최순영(崔淳永)신동아그룹회장의 외화 밀반출 문제 자체가 더 중요한 사안임에도 여성들간의 입방아로비를 크게 부각했다.

한편 스포츠지를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방송인 백지연씨가 이날 ‘피해사례’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스포츠지측도 발표 기회를 요구해 백씨의 사례발표는 취소됐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