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학열 칼럼]징크스 없애려면 마음 비워야

  • 입력 1999년 5월 20일 19시 23분


「첫 홀에서 파를 하면 그날 라운딩은 망친다.」「해저드만 보면 어김없이 헤드업하면서 토핑을 낸다.」

주말골퍼들이 라운딩중에 이런 징크스를 갖는 것은 지나친 욕심 또는 자신감 부족 등 심리적 요인 때문.

이번 만큼은 반드시 90타를 깨겠다고 마음먹지만 자신도 모르게 징크스에 빠져 아쉬움속에서 라운딩을 마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필자도 17일 태영CC에서 열린 99휠라배 아마추어골프대회 서울지역 예선전에서 징크스를 경험했다.

3번홀까지 내리 파를 잡자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겼다. 이후 무리한 드라이버샷을 구사하다가 허리를 삐끗하고 이후 급격하게 무너지면서 예선탈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골프가 ‘멘털게임’임을 다시 한번 절실히 느낄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징크스는 ‘마음의 병’. 처방은 욕심만 버리면 된다. 정말 간단하다. 그런데 왜 고치지 못하는 것일까.

주말골퍼들은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연습은 하지 않으면서도 무조건 잘 치려고만 한다. 동반자들에게 뭔가 보여주겠다는 욕심이 앞선다. 그러나 결과는 악순환이다.

오랜만에 필드에 나갔는데 잘 맞는 날이 있다. 이는 바로 마음을 비우고 ‘오늘은 몸이나 풀자’는 가벼운 생각으로 욕심을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전 99바이런넬슨클래식 첫 라운드에서 9언더파 61타를 치며 단독선두에 나섰던 우즈가 왜 우승하지 못했을까. 나머지 라운드에서는 바람이 심하게 불어 탄도높은 구질을 구사하는 우즈에게 불리했기 때문일까. 우즈는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는 샷을 구사할 수 있는 충분한 기량을 지녔다. 그는 ‘바람’에 진 것이 아니라 ‘욕심’에 진 것이 아닐까.

〈오학열〉Kung@nets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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