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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3월 18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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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진과 같은 무력적인 방법에 의해 한국 통일문제를 논의한다는 것은 곧 세계전쟁을 일으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정치적 평화적 해결만이 유일한 길이다.’
조봉암의 평화통일론은 분단시대 본격적인 평화통일운동의 출발점이었다. 당시 이승만정권의 국시(國是)였던 북진통일론의 허구성과 비현실성을 반박하는 진보적 논리였고, 민주주의의 실현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승만정권의 독재와 부정부패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었다. 또한 유엔의 권위와 역할, 미국 소련 등 강대국의 영향력을 인정하고 거기에 기초한 평화적 정치적 통일방안을 주장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통일론이기도 했다.
민족통일연구원의 조민 연구원(정치학)은 “자주 평화 민주를 지향했던 조봉암의 평화통일론은 한국 통일운동의 중요한 축이 됐고 현재 김대중정부의 햇볕론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음은 조연구원이 말하는 조봉암 평화통일론과 김대중정부의 햇볕론과의 공통점.
첫째,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 북한을 정치적 실체로 인정한다는 점이다. 조봉암의 라이벌이었던 이승만은 북한을 미수복지구, 즉 정복의 대상이나 반정부 세력으로 보았다.
둘째,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 무력이 아니라 정치적 타협, 즉 협상을 통해 통일로 나아가겠다는 점이다.
셋째, 민주주의의 원칙을 중시한다는 점.
넷째,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시각. 조봉암이 자본주의의 부패와 독재, 공산주의 독재를 모두 배격하고 수정자본주의를 지향했다는 점에서 지금의 ‘건강한 자본주의 지향’과 맥을 같이한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