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옥희씨, 23년간의 자식성장일기「바보엄마의…」펴내

  • 입력 1999년 3월 7일 19시 55분


아이를 키우는 건 뭘 닮았을까? 두 아들을 길러낸 임옥희주부(49·텔레마케팅 컨설턴트·서울 도곡동)에 따르면 그건 ‘특수작물을 재배하는 것’. 똑같은 땅에, 똑같은 씨를 뿌리고, 똑같은 비료를 줘도 너무 다른 결과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임씨는 첫 아이를 임신한 73년부터 23년간 자식들의 성장일기를 썼다. 큰며느리(이주혜·24)에게 그 일기를 선물하기로 하고 몇가지 육아 노하우를 덧붙이다 보니 ‘바보엄마의 행복 만들기’(아래 아)란 책이 됐다.

기대와 부담이 공존하는 잉태. 그러나 ‘아이의 배꼽이 예쁘게 떨어지자’(74년6월4일자) 맹목적인 사랑만이 생겨났다고.

“문을 열어보니 성철이(당시 5세)가 어떤 예쁜 여자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서 있는 게 아닌가. 화장실 갈 때도 따라다닌다니, 정말 뜨거운(?) 사이인가 보다.”(79년5월11일자)

큰아들은 23세에 결혼했다. 염색한 긴머리를 뒤로 졸라맨 채.지금은 두돌을 넘긴 사내아이의 아버지이자 작가.

“나와 두 아들은 단단한 트라이앵글 같았다. 남편이 그것을 벌려 완전한 사각형을 만들기까지 얼마나 오랜 세월과 노력과 힘이 들었는지 모른다. 나는 그것을 남편이 부재했기에(집을 자주 비워서) 빚어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나 나 때문이었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벽을 쌓게 한 것은 엄마인 내 탓이었던 것이다.”

이씨는 KBS TV본부장을 거쳐 현재 SBS제작본부장인 안국정씨의 부인이다.

〈이승재기자〉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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