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분규」대립 양측 지도자 인터뷰]

  • 입력 1998년 12월 6일 19시 59분


《대한불교 조계종 분규의 해법은 없는가? 총무원 건물을 점거중인 ‘정화개혁회의’의 월탄(月誕)상임위원장, 그리고 ‘종헌종법수호파’대표중 한명인 지선(知詵)범불교도대회봉행위원장을 잇따라 만나 그 해법을 물어봤다. 두 대표는 모두 “종단이 갈라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화합’과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으나 수습방안에 대해선 여전히 입장 차이가 컸다.》

―결과적으로 승려대회가 폭력으로 얼룩졌는데요.

“국민들 보기엔 저희도 싸우는 입장이 됐습니다. 입이 천개라도 할말이 없고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아무나 그럴듯한 명분만 내세우면 남의 집을 강제로 빼앗아도 되는 겁니까? 경찰은 ‘집안일’이라고 방관만 할겁니까?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떻게 풀어갈 생각입니까.

“어떤 명분으로도 폭력은 절대 쓰지 않겠지만 총무원 건물은 반드시 정상화돼야합니다. 건물을 불법 점거하고 있는 사람들이 먼저 나와야 합니다. 건물은 당분간 그냥 비워놔도 좋습니다. 중립적인 집행부를 구성해 선거일정을 잡아 수습을 한뒤 건물을 인계해주면 됩니다.”

―이러다 종단이 쪼개지는 것 아닙니까?

“그럴 우려도 있지만 저들은 결국 고사(枯死)하고 말 것 입니다. 저쪽엔 정통성이 없으니까요. 94년 불교 개혁의 성과를 되돌릴 수는 없는 겁니다.”

―다시 대화할 생각은 없습니까?

“종단 정상화가 우리의 화두(話頭)입니다. 국민들께 사죄하며 청사를 비우고 나오면 대화합의 길도 없지는 않습니다. 중립집행부를 만들어 총무원장 선거를 실시해 수습해 나갈수 있습니다.”

―송월주총무원장이 사퇴했는데도 왜 총무원을 계속 점거하고 있습니까?

“송원장은 사퇴했지만 종정 교시의 핵심인 ‘제2정화불사’를 이루는 일은 이제 시작입니다.”

―지난번 타협안을 종정스님이 왜 거부했을까요?

“‘절차상 안맞다’고 하셨어요. 원로회의 등의 협의를 거쳐 오라는 말씀이었어요. 그러자 ‘승려대회에서 종정 불신임이 나온다’며 협박하는 거예요. 그러니 종정이 ‘그러냐, 그러면 너희들 힘대로 해라. 이런 무질서한 방법으론 못한다’고 말씀하신 겁니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총무원장과 본사주지를 투표로 선출한다는 것이 민주적인것 같지만 부작용도 많아요. 돈을 쓰기도 하고 한표 달라고 부탁도 해야 하고 어떤 자리를 보장하기도 해야 하고…불교의 전통에는 맞지 않아요. 총무원장 임기도 단임으로 바꿔 독주를 막아야 해요.”

―어떻게든 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화합못하는 중은 중이 아니지요.그러나 잘 안되네요.화합안만 나오면 종정과 원로회의를 설득해 모두가 공평하게 참가하는 수습위원회를 만들어 법을 고치고 선거를 치를수 있습니다.”

〈한진수·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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