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의 혈투」…승려 1천여명 화염병등 투척

  • 입력 1998년 11월 30일 19시 30분


대한불교 조계종의 전국승려대회를 둘러싸고 승려들 사이에 화염병과 유리병을 던지는 등 대규모 폭력사태가 재연됐다.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서울 종로구 견지동 총무원 건물을 19일째 점거중인 ‘정화개혁회의’에 반대하는 승려 1천여명은 30일 오후 조계사 앞 왕복6차로 도로상에서 전국승려대회를 가졌다. 대회를 마친뒤 일부 승려들이 총무원 건물 탈환을 시도, 양측사이에 화염병과 유리병을 던지는 등 난투극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양측 승려들 상당수가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승려대회 측은 “폭력으로 총무원을 점거한 정화개혁회의는 즉각 해산해야 하며 무분별한 교시를 남발한 월하(月下)종정을 불신임한다”며 24일 이전에 총무원장 선거를 실시키로 결의했다.

이날 승려대회는 당초 조계사 대웅전앞에서 열릴 계획이었으나 정화개혁회의측이 버스 2대를 동원, 대웅전앞을 막은 탓에 종로2가∼안국동로터리 사이의 우정국로를 점거한 채 변칙적으로 개최됐다. 이 때문에 안국동과 종로를 잇는 도로가 전면 봉쇄돼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경찰은 이날 우정국로 양측을 차단했으나 폭력사태에는 개입하지 않았다.

한편 신낙균(申樂均)문화관광부장관은 이날 ‘불교계 현사태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 불교계 지도자들이 대화와 타협으로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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