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극작가 코우헤이 『내년봄 공연 기대하세요』

  • 입력 1998년 10월 27일 19시 29분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서울 대학로의 연극무대에도 일본 연극을 올리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재일동포 소설가이며 극작가연출가로서 ‘기시다(岸田)희곡상’‘나오키(直木)상’을 수상한 츠카 코우헤이(50·한국명 김봉웅)가 그 시도의 주인공.

츠카는 내년 4월 서울에서 자신의 히트작인 ‘뜨거운 파도―여형사 이야기(일본명 매춘수사관)’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번갈아 공연한 뒤 6월에는 일본 후쿠오카현 오이타시에서 동일한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한국어공연을 맡을 4명의 배우를 선발하기 위해 최근 서울을 방문한 츠카는 “한일문화교류를 뒤에서 조용히 추진하겠다는 생각으로 지난해 11월 한국정부에 일본어공연 허가를 신청해 5월 최종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96년 초연된 ‘뜨거운 파도―여형사이야기’는 츠카의 기시다희곡상 수상작인 ‘아타미 살인사건’의 변형판. 가난 때문에 몸을 팔아야했던 섬출신 재일동포 여인의 살인사건을 소재로 일본사회에서 차별받는 재일동포 여성 동성연애자의 문제를 다각적으로 조망한 작품이다. 츠카는 서울에서 선발한 4명의 배우들을 자신의 극단이 있는 일본 오이타시로 초청, 한달간에 걸쳐 연습을 진행할 계획이다.

츠카는 “85년에도 서울에서 한일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전무송 김지숙 출연의 ‘뜨거운 바다’를 공연한 적이 있지만 그때는 한국어만으로 공연했고 내용도 한국인의 정서를 고려해 상당부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내년 공연에서는 언어와 출연배우만 다를 뿐 동일한 공연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극 진행과정에서 발라드 하드록 등 다양한 음악과 춤이 소개되는 ‘뜨거운 파도’에는 한국가수 이선희의 ‘J에게’가 타이틀곡으로 삽입되기도 한다.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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